검찰개혁 입법 절차 돌입한 민주당, 속전속결이냐 심사숙고냐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19일 12시 38분


1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2022.4.19/뉴스1
1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2022.4.19/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을 상정하고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대해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고 발언, 당내 일각의 속도조절론을 두고도 민주당은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검찰 기능의 정상화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라고 강행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여야는 19일 오후 2시 법사위 법안심사 1소위원회를 열고 검찰청·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사한다. 아울러 이날 오후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도 예정됐다.

앞서 여야는 전날(18일) 소위를 열고 심사를 진행했지만, 법안 직회부를 둘러싼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를 놓고 밤샘 공방이 이어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19/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19/뉴스1
이에 이날 오후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에선 박 의장이 중재에 나설지 주목된다. 박 의장은 이번 주말 해외 순방이 예정돼 있어 여야 합의를 끌어낼 시간이 부족하다.

그간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개혁 입법 시한에 대해 ‘4월 임시국회 내’라고 못을 박았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관련 발언에도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속도 조절론도 반박하고 나섰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오수 검찰총장과 면담에서 “(검찰)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며 “국회의 입법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지지하면서도 민주당의 속도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뉴스1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원칙적인 입장을 얘기한 것”이라며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기 때문에 국회가 결정하는 것에 대해선 입법부로서의 일이 있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19/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19/뉴스1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어떻게 해야 궁극적으로 국민 이익을 지키고 국민 인권을 지키느냐의 기준으로 검찰개혁을 해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라며 “시기 조정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당내 소신파를 중심으로 속도 조절에 대한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검찰개혁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적절한 방향성을 갖고 민생 개혁 법안 등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검경수사권 분리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분명히 가야 할 길이지만, 속도를 중요시하다가 방향을 잃을까 걱정된다”라며 “잘 챙기면서 다른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4월 임시국회에서 검찰개혁 입법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선 사실상 입법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배수의 진을 쳤다.

당내 일각의 속도조절 주장에도 민주당은 법사위 소위를 진행한 뒤 20일 전후에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의결하고 28일까지는 국회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권 분리 입법 절차에 돌입했다. 비로소 2단계 권력기관 개혁이 마침내 첫걸음을 뗐다”라며 “이제 검찰 기능의 정상화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며 꼼꼼한 법안 심사와 입법의 구체성을 다하겠다”라며 “더불어 시민사회, 정당 등 각개 의견도 폭넓게 수렴해 법안 완성도를 높이고 국민과 함께 검찰과 경찰개혁을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개정안의 신속한 법사위 심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국민의힘이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해 법안 처리 지연에 나설 것을 대비해 지난 7일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법사위 위원을 사임하고 민주당 출신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보임해 안건조정위(여야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의 구성을 사실상 민주당과 국민의힘 4대2로 맞췄다.

또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통한 본회의 처리 지연을 시도할 것을 대비해 임시국회 회기를 쪼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회 법사위가 연달아 예정돼 있는 만큼 이번 주가 검찰개혁 법안 처리 가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주는 2단계 권력기관 개혁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시기다. 4월 임시회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영영 이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권 분리와 경찰의 개혁을 통해 권력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을 이뤄내기 위해 민주당은 차질 없이 개혁 입법에 나설 것”이라고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