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주로 예상되는 열병식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우리나라와 미국에 대한 견제도 다시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북한은 선전매체들을 통해 ‘핵보유국’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그와 관련된 추가 도발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20일 한미가 최근 ‘핵보유국’인 자신들을 상대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비난하는 취지의 기사를 잇달아 게재했다. 미국의 새 NPR 보고서에선 상대의 핵 위협·공격이 없더라도 ‘극단적 환경’(extreme circumstances)에선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통일의 메아리는 “‘핵 만능론’ ‘힘 만능론’의 핵심인자로서 미국 핵의 침략적 정체와 사명은 절대로 변할 수 없다는 걸 다시 실증해줬다”고 비난했다.
메아리 또한 “지금은 미국의 핵 독점시대도 아니고 미국이 핵으로 우리 공화국(북한)을 일방적으로 위협할 수 있었던 20세기도 아니다”며 “미국이 남조선(남한)에 제공해준다던 ‘핵우산’은 이미 다 찢어진 넝마로 화한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메아리는 “우리 공화국을 상대로 한 재래식 ‘선제타격’도 자멸적 행위지만 핵 선제사용은 그야말로 진짜 미친 짓이다. 핵보유국 앞에선 언제나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함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할 것”이라며 한미 양측을 향해 재차 경고했다.
북한 매체들의 이 같은 주장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이달 초 서욱 국방부 장관의 ‘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시 원점 정밀타격’ 발언을 겨냥해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은 가당치 않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낸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다른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8일 시작된 한미연합 군사훈련 등을 겨냥, “우린 이미 미국과의 그 어떤 형태의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음을 언명했다”며 “(남한이) 미국과의 ‘공조’ 강화 놀음에 매달리는 건 스스로 미국과 함께 우리의 핵 타격대상이 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망동”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이처럼 대미·대남 비난과 함께 ‘핵보유국’ 주장을 이어감에 따라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고강도 무력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가 다시 시작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5일 제110주년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엔 당초 예상과 달리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지 않았으나, 이튿날 곧바로 김 총비서 참관 아래 대남 공격용 단거리 전술탄도미사일인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했다.
아울러 평양 시내에선 1만명 이상의 병력과 각종 군용 차량을 동원한 열병식 준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군의 열병식 연습장소인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엔 다수의 궤도차량과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차량 등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미훈련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를 찾은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도 북한의 핵실험 추가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긴밀한 한미 공조 아래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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