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검수완박) 법안의 4월 처리 완수를 위한 민형배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물론, 정의당과 당내에서도 21일 ‘편법으로 정당성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당내 ‘신중론’을 펼치던 의원들이 민 의원 탈당을 계기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상임고문 최측근 모임인 7인회 의원 중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 하더라도 당내서도 이탈표가 다수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 의원의 탈당을 가리켜 “그동안 우리 당이 비판받아 온 내로남불 정치, 기득권 정치, 꼼수 정치 등 모든 비판을 함축하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에 따른 국민의힘 측의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심사 지연 시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법사위로 사·보임했다. 그러나 양 의원이 돌연 강행처리 반대 의견을 내비치면서 민 의원이 탈당하는 강수를 뒀다. 민 의원이 무소속 신분으로 안건조정위에 들어가기 위한 포석이다. 이를 두고 안팎으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이런 식으론 결코 검찰개혁을 이룰 수 없으며 우리 당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숭고한 민주주의 가치를 능멸할 뿐”이라며 “지금은 우리 당의 문제가 무엇인지 시간을 갖고 숙고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양 의원은 야당과의 협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 의원은 “현재의 사태는 공정성을 잃은 검찰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며, 수사·기소를 분리하고 검찰을 기소기관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일관된 소신”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거대한 개혁은 충분한 국민적 합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 역시 저의 소신이다. 민주당도 강행 의사를 거두고 새롭게 논의구조를 만들 것을 간곡히 제안드린다”고 촉구했다.
전날에도 양 의원은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법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입법권자의 한사람인 국회의원의 의무와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겠다”고 민 의원의 탈당을 비판했다.
조응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민 의원의 탈당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단 말이 있다”며 “사실은 국민들의 시선이 좀 두렵다”고 우려했다. 조 위원은 검사 출신으로 당내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 민주당 비대위원도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 보낸 친전에서 “(민 의원 탈당 소식이) 근래 접한 어떤 뉴스보다도 놀랍고 당혹스럽다”면서 “저는 이러한 법안 처리 방식에 동의하기 어렵다.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만든 국회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편법을 강행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 위원과 함께 당내 ‘소신파’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 필요성과 수사권, 기소권 분리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민 의원 탈당은) 묘수가 아니라 꼼수입니다. 검수완박을 찬성하시는 국민들조차 이건 아니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공감대 없는 소탐대실은 자승자박이 된다는 사실은 5년 만에 정권을 잃고 얻은 교훈 아니냐”며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라는 넓은 길로 돌아가라”고 했다.
당초 법안의 4월 국회 처리 강행에 대해 신중론을 펼쳐온 이들이 민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목소리를 높이면서 본회의서 당내 이탈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라는 대원칙만 지켜진다면 우려와 반대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 법안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법안의 포용성을 키운다는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야당 의원뿐만 아니라 법원행정처, 시민단체의 의견도 두루 수용하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대안이나 문제의식은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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