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1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을 위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22일 국회 본회의를 소집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양당 원내대표 협상을 중재하며 여야 합의를 위한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그렇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4월 입법’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결국 강행 처리까지는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22일 본회의 소집을 공개 요청하며 “검찰 정상화를 4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4월 국회가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다. 안건조정위원회는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심도 있게 심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3명씩 안건조정위 명단을 제출하며 본격적인 기 싸움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강경파인 김용민, 최강욱 의원과 함께 현역 의원 최고령인 김진표 의원(75)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제출했다. 안건조정위원장 인선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안건조정위 무력화를 위해 전날 민주당을 ‘위장 탈당’한 민형배 의원은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건조정위의 활동 기한은 최장 90일이지만 3분의 2(4명) 이상이 찬성 시 법안을 곧바로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도 유상범, 전주혜, 조수진 의원 등 3명을 제출하며 민 의원을 야당 몫으로 배정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안건조정위를 기습 개의할 가능성에 대비해 의원 전원이 경내에 대기하는 등 이날 국회엔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날 오후 늦게 박 의장 주재로 여야 협상이 진행되면서 안건조정위 구성은 일단 보류됐다. 박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안건조정위 구성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 의원의 위장 탈당 논란을 두고 거세게 확산된 당 안팎의 비판은 당 지도부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소영 의원은 이날 오전 전체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 스스로 민주정당이길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단 말이 있다. 좀 두렵다”며 민주당 강경파가 주도한 검수완박 폭주를 반민주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이 아니라 민심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반헌법적인 테러로 국회를 파국으로 몰아넣지 말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정의당도 입장문을 내고 “형사사법 체계 개편은 이해 당사자를 포함한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종합적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재차 반대 의견을 내며 “(검수완박 입법이 차기 정부로 넘어가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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