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선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중진 의원들의 강력한 요구가 이어졌다고 한다. 대선 패배 이후 강성 지지층의 요구로 추진돼 온 ‘검수완박’(검찰 수사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침묵했던 중진들이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 논란 여파에 본격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의총 토론 초반엔 그 동안 검수완박 강행을 주장한 ‘처럼회’ 소속 강경파 의원들이 나서 “이렇게 되면 검찰개혁의 힘이 빠진다”는 항의성 발언을 이어갔다. 김용민 의원은 의총 직후 페이스북에도 “박 의장의 최종 중재안 제안 과정은 헌법 파괴적”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곧장 5선 설훈, 4선 김영주, 3선 남인순 의원 등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연이어 발언을 자청하고 의장 중재안 수용을 촉구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한 참석 의원은 “거의 20명 넘게 발언을 이어가면서 의장 중재안에도 충분한 진전이 있으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먼저 수용 입장을 발표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거부하거나 별도 전제를 달기 시작하면 모양새도 이상해지고, 별다른 퇴로도 없다는 것이다. 25일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는 만큼 검수완박 논쟁을 마무리짓고 당력을 청문회 정국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민 의원 탈당 논란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한 참석 의원은 “민 의원 위장 탈당 꼼수와 관련해 당 지도부 차원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민 의원의 복당도 쉽게 허용되지 않을 분위기”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거둔 ‘절반의 성공’이라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민주당의 검수완박법을 토씨만 바꾼 수준”, “헌법과 배치되는 부분들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중재안”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한 의원은 “민주당의 입법 강행을 물리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이정도 합의안이면 선방한 것”이라며 “법조인 출신의 권성동 원내대표가 적극적으로 설득해 대부분 동의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도 “윤 당선인이 전혀 관여하지 않고 온전히 당에서 결정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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