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벌인 국민의힘 경선에서 초선의 김은혜 의원이 4선 출신 대선 주자급인 유승민 전 의원을 꺾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김 의원과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 당선인과 경쟁한 유 전 의원이 맞붙은 결과 김 의원이 본선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이른바 ‘윤심(尹心)’을 업은 김 의원이 후보로 확정되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 누가 후보로 나서든 ‘대선 2라운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은 22일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인천·울산·경남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을 확정하면서 본격 지방선거 채비에 나서게 됐다.
○ 김은혜 당원 투표서 71% 압승
4개 지역에 대한 국민의힘 경선은 20, 21일 이틀 동안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 50%와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진행됐다.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김 의원은 현역 의원 출마에 따른 감산 5%를 반영했음에도 최종 52.7%를 얻어 유 전 의원(44.6%)을 제쳤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71.2%의 득표율로 28.8%에 그친 유 의원을 압도한 게 승리 요인이 됐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60.3%)이 김 의원(39.7%)을 앞섰지만 당원 표심의 차이를 넘지 못했다.
김 의원은 대선 당시 윤 당선인의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과 당선 이후 당선인 대변인을 맡아 ‘윤석열의 입’으로 불렸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 분당갑에는 개발 특혜 의혹이 제기된 대장동이 속해 있다. 이에 국민의힘으로서는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밀린 경기도에 깃발을 꽂고 향후 국정 운영을 위한 동력을 다지기 위해 ‘반(反)이재명’ 카드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민주당 어떤 후보가 나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며 “도민들의 지지를 모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의 승리를 두고 ‘윤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며 “윤 당선인과의 대결에서 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 학살 논란을 언급하면서 “진박(眞朴) 감별사들이 칼춤을 추던 때와 똑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대선 캠프 인사들이 대거 김 의원 캠프에 합류한 것이 신호가 됐다”며 “경기도 당협위원장 59명 중 53명이 김 의원 캠프에 참여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했다”고 했다.
○ 인천 유정복, 울산 김두겸, 경남 박완수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유정복 전 시장이 50.3%를 얻어 안상수 전 시장(27.0%)과 이학재 전 의원(22.7%)을 꺾고 공천을 따냈다. 유 전 시장은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박남춘 현 시장과 ‘리턴매치’를 벌인다.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의원이었던 박 시장이 현역인 유 전 시장을 꺾고 당선됐다.
울산시장 경선에서는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이 38.1%를 얻어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33.3%)과 서범수 의원(27.2%)을 꺾고 후보로 선출됐다. 김 전 구청장은 현역인 민주당 송철호 시장,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맹우 전 의원과 대결을 벌이게 됐다. 김경수 전 지사의 낙마로 공석이 된 경남도지사 후보로는 경남 창원에 지역구를 둔 재선의 박완수 의원이 55.0%를 얻어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42.1%)을 꺾고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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