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외교장관 공관 확정… 尹, 한달간 자택서 출퇴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5일 03시 00분


당초 거론 육군참모총장 공관 낡아 예상보다 보수시간-비용 많이 들어
당선인 부인 공관 둘러본 시점 논란… 민주 “관저 쇼핑 놀이” 쏘아 붙여
국민의힘 “악의적 꼬투리잡기” 반박… 당선인측 “실무진 결정후 둘러본것”
외교가 “공관은 외교 공간이자 채널, 구체적 대안 고민없이 졸속 결정”

대통령 관저로 확정된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5년 동안 거주할 관저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점선 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윤 당선인 측은 당초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관저로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선회했다. 윤 당선인은 취임 후 외교부 장관 공관 리모델링이 완료되기 전까지 한 달가량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용산구 집무실까지 출퇴근할 계획이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대통령 관저로 확정된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5년 동안 거주할 관저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점선 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윤 당선인 측은 당초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관저로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선회했다. 윤 당선인은 취임 후 외교부 장관 공관 리모델링이 완료되기 전까지 한 달가량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용산구 집무실까지 출퇴근할 계획이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뒤 거주할 관저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이 사실상 확정됐다. 당초 유력하게 검토했던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노후화돼 시설 개선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판단에서다. 외교부 장관 공관이 우리 외교의 주요 무대로 활용됐다는 측면에서 이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이번 결정이 졸속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당선인의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외교부 장관 공관을 둘러본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관저 쇼핑”이라고 쏘아붙였고, 국민의힘은 “악의적인 꼬투리 잡기”라고 맞받아쳤다. 윤 당선인 측은 “관저가 결정된 이후 자연스럽게 둘러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외교부 장관 공관 수리비 적게 들어”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보안, 경호 비용, 공기(工期)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 새로운 곳(외교부 장관 공관)을 공관으로 사용하기로 사실상 결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 임기 5년 내내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로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당초 윤 당선인 측은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면서 관저로는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서울 별관 관사를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1975년에 지어진 해당 관사는 그동안 관리가 잘되지 않아 보수에만 5개월가량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반면 외교부 공관은 관리가 잘돼 있어 최적의 후보로 떠올랐고, 최근 여러 상황을 종합해 낙점했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관계자도 “수리 비용이 가장 적게 들어가는 등 제반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외교장관 공관 리모델링 문제로 취임 후 약 한 달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까지 출퇴근한다. 배 대변인은 이로 인해 발생할 교통 문제와 관련해선 “일반 시민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가에선 취임 직전 대통령 관저로 외교부 장관 공관을 낙점한 자체가 외교 공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장관 공관은 단순히 장관이 머무는 곳이 아닌 주요 외교 공간이자 채널”이라며 “대안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이번 결정이 이뤄졌다면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 그동안 외교부 장관 공관은 공식·비공식 외교 채널로 자주 기능해 왔다. 공관에는 외빈을 맞는 리셉션장과 각종 면담 및 회담을 위한 공간 등이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방역이 중요했던 지난해와 올해 공관 활용이 잦았다. 지난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4월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 6월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 등을 공관에서 만났다. 앞서 강경화 전 장관은 2018년 5월 주한 외교사절 100여 명을 공관으로 초청해 4·27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도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공식 취임할 경우 어느 곳을 공관으로 사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민주 “관저 쇼핑” vs 국민의힘 “악의적”
김 대표가 외교장관 공관을 둘러본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배 대변인은 김 대표가 사전 조율 없이 갑자기 찾아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경호나 보안 등 여러 가지 문제와 공관을 짓는 시한, 비용 등을 고려해 새로운 공관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실무진 결정이 (먼저) 있었다”면서 “그 이후 당연히 사용하게 될 분이 확인하는 수순이 됐다”고 반박했다. 관저 선정에 김 대표가 개입한 게 아니라는 것. 김 대표가 ‘공관 정원에 있는 키 큰 나무를 베어내는 게 좋겠다’고 언급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도 청와대 이전 TF는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열린민주당 출신 김진애 전 의원은 “김건희의 관저 쇼핑 놀이, 윤석열 당선인의 김건희 소원 풀이 놀이”라고 저격했다.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도 “멀쩡한 청와대를 고쳐 쓰면 될 것을 국방부 내쫓고 이제는 외교부 장관 공관마저 대통령 관사로 빼앗아 가면 외국 원수, 사절 등 외교 행사는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공관 쇼핑’, ‘소원 풀이’ 등 자극적인 단어를 동원해 가며 공격에 나선다”며 “전형적인 선동정치이며 여론을 호도하는 행태”라고 받아쳤다.

#대통령 관저#외교장관 공관 확정#관저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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