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文대통령 퇴임 후 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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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7일 11시 17분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위한 시정연설을 위해 2020년 10월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는 가운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뒤를 따르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위한 시정연설을 위해 2020년 10월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는 가운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뒤를 따르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7일 “퇴임 후 대통령(문재인)을 걸고 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퇴임 후 문 대통령을 향한 일각의 ‘공격’이 있다면 앞장서서 이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셈이다.

탁 비서관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은 잊히려고 엄청나게 노력할 것”이라며 “제발 대통령께서 퇴임한 후에는 정말 행복하게 남은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전날(26일)까지 이틀간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퇴임을 앞둔 대담이 방영된 것과 관련, 야당에서 ‘내로남불’이라는 혹평이 나오는 것에 대해 “내로남불은 이미 그쪽에서 가져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야당이 표현의 방식에 있어서 노력을 덜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요즘은 이준잣대(이준석의 이중잣대), 윤석열 당선인의 룰과 같이 자기들만의 룰과 잣대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표현이 훨씬 더 와 닿더라. 더 많이 (비판의 표현을) 개발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탁 비서관은 아울러 전날 문 대통령이 “제가 제왕적 대통령이었을까요”라고 손 전 앵커에게 반문했던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대통령이 마음대로 사용한 적이 있느냐 혹은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양쪽 측면을 같이 생각해보라고 던진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본인에게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면 그것을 제왕적 리더십이라고 얘기한다. 그것도 하지 않으면 답답하다고 하고, 고구마니 이런 얘기를 한다”며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은 헌법 안에서 진행돼야 하고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할지라도 여론과 국민의 생각을 읽어가면서 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은 5년간 그런 식으로 대통령 권한을 행사해왔고 국민들이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진 모르겠지만, 당대의 평가도 중요하겠지만, 좀 더 시간이 흐른 다음에 다시 생각해보고 또다시 평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일부 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손 전 앵커가 대담에서 강한 질문 등으로 예의가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손 전 앵커의 역할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5년간 우리 언론이 제기했던 문제들을 손 전 앵커가 대표해서 한 것”이라며 “그 자리에서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고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바란다’고 할 수도 있지만, 논쟁적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마지막 회고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이런 구도가 더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2.4.26/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2.4.26/뉴스1

탁 비서관은 “대통령은 (대담에 대해) 무척 만족하고 관저로 돌아갔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말씀을 다 하신 것 같다고 느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 전체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프레임들, 적극적으로 공박하지 못했던 것들까지도 대통령께서는 다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5월10일 청와대 개방’에 대해서는 현 정부에서 사실상 다 청와대 개방을 했다면서 “뭘 (더) 개방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든다”며 “본관이나 상춘재 안까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들고 그걸 다 열어놓고 사람들이 들어오게 한다면 관리가 되겠냐는 의문도 있다”고 했다.

이어 “개방을 해도 개방의 형식이 있다”며 “이전에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은 창경궁 식으로 설명해주는 문화해설사가 전체 인원들을 데리고 청와대 곳곳을 다니면서 설명해주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안 하고 막 들어가게 하겠다는 것인지, 그렇게 하는 게 좋은 것인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CJ ENM 계열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 프로그램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한 것과 관련해서는 “당선인에 대해 제가 직접 얘기하는 건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얘기라 피하고 싶기는 한데 공교롭다”며 “대통령께서 손 전 앵커와 일대일 대담을 하시는 그 즈음에 당선인은 유재석씨와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갔다. 저는 그게 상당히 공교롭다. 정말로 우연의 일치인데 두 사람의 차이를 드러내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개인적으로 들고, 하여튼 재밌게 봤다”고 했다.

그는 CJ ENM 측과 문 대통령의 출연 요청 여부를 두고 진실게임 양상이 벌어졌던 것에 대해 ‘그 이후 CJ의 해명이나 답변을 받은 적이 있냐’는 물음에는 “연락이 한 번 왔었다. 얘기가 있었지만 저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아마 그쪽에서 아무 얘기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새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게 크게 뭔가 인수인계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서, 여러 면에서 짐 싸기가 한결 수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이 거의 칭찬을 안 했다고 하던데 그간의 소회가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공개적으로 칭찬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럼 비공개로는 하느냐, 그렇지도 않다”며 “문 대통령의 업무 방식이나 태도는 본인 비서관이나 참모들의 칸막이를 분명히 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테면 의전 혹은 행사 관련한 부분들은 저를 신뢰하고 제게 거의 많은 권한을 줬지만 제가 거기서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 다른 얘길 한다면 아주 엄하게 그것을 잘라내는 형식”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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