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회기 쪼개기’ 꼼수에…‘검수완박’ 필리버스터, 자정 넘어 자동 종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8일 00시 07분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을 막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들었다. 6·1지방선거에서 검찰 수사권 조정의 찬반을 국민에게 묻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민주당은 27일 본회의를 열고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 강행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권자와의 약속에 따라서 2단계 권력기관 개편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해 나가겠다”며 “삼권분립이라는 헌법 가치와 국회 합의 정신마저 2인자를 자처하는 ‘소통령 한동훈’의 말 한마디에 철저히 짓밟히고 훼손당한 이 상황을 바로 잡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 역시 “(여야) 의총 추인까지 거쳐 국민께 공개적으로 드린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민주당의 요구대로 이날 오후 5시 본회의를 소집했다.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며 즉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했지만 민주당은 위장 탈당에 이어 이번에는 ‘회기 쪼개기’ 꼼수를 꺼냈다. 필리버스터 종결을 위한 180석을 확보하가 불투명하자 아예 회기를 ‘27일 자정’으로 짧게 정해버린 것.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회기가 끝나면 자동 종료된다.

민주당은 이날 임시국회 회기를 ‘27일 자정’으로 정한 뒤 임시국회 소집을 다시 요청해 사흘 뒤 30일 본회의에서 검찰청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나선 검찰청법 반대 필리버스터는 이날 자정 끝났다. 형사소송법 역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맞대응하면 30일 또 다시 회기를 종료한 뒤 역시 사흘 뒤인 다음달 3일 본회의에서 밀어붙일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국회 본관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지만 민주당의 독주를 막을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대신 민주당의 독주에 윤 당선인 측은 이날 국민투표 제안으로 맞섰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민주당이) 다수의 힘을 가지고 이렇게 헌법 가치를 유린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국민께서 원하는 것인지 직접 물어보는 것이 마땅하지 않느냐”고 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6·1지방선거를 ‘검수완박’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성격으로 가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했다. 국회에서 민주당의 폭주를 막을 방법이 없는 만큼 국민 여론에 기대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민투표 제안에 대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재외국민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현행 국민투표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현행 규정으로는 국민투표 실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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