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윤석열 정부 출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야 갈등이 인사청문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결과는 윤 당선인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사제청권을 가진 국무총리가 낙마할 경우, 차기 정부는 내각을 구성하지 못한 채 출범할 수 있다.
28일 야권에서는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를 임명하기 위해서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는 민주당이 171석으로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한 후보자 임명은 불가능한 구조다.
문제는 검수완박법을 두고 여야 갈등이 치열해지면서 윤 당선인이 민주당의 협조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윤 당선인 측은 검수완박을 놓고 치열한 대치를 이어오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동의하면서 잠시 훈풍이 불기도 했지만,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치는 것)’이라는 윤 당선인의 입장이 전해지면서 여야 합의는 순식간에 파기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원인이 됐다.
민주당이 전날(27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법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며 이에 맞섰다. 이에 민주당은 ‘회기 쪼개기’로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며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 들며 민주당과 사실상 전면전에 나선 상황이다.
현행법상 국무위원 제청권을 갖는 총리가 없을 경우 장관을 임명할 수 없어, 한 후보자 낙마는 다른 장관 후보자 임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칫 국무회의 개의 정족수인 국무위원(총 19명)의 과반을 채우지 못해 국무회의 개의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단기간으로 유임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합의한 장관 후보자에 한해 김 총리를 통해 제청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이다.
다만 한 후보자 외에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의 대부분 장관 후보자에 대해 민주당은 ‘송곳 검증’을 예고해 얼마나 많은 후보자에 대해 민주당의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덕수 후보자가 임명받지 못하는 것은 검수완박 법안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새 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로서 민주당과 한 후보자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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