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을 보도한 방송국 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위원장이 시각적 효과를 활용한 이미지 정치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동지께서는 4월27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보도를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방송원, 기자, 촬영가, 편집원들을 비롯한 일꾼들과 뜻깊은 기념사진을 찍으셨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감격의 눈물 속에 환호하는 방송 일꾼들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시면서 열병식 보도를 당 중앙의 의도대로 최상의 수준에서 훌륭히 보장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에 감사를 표하셨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김정은 동지께서는 새 시대 사상 혁명의 선봉에서 참신한 변화와 발전을 활기차게 견인해나가야 할 TV방송의 책임적인 역사적 임무에 대해 강조하시면서 조선중앙방송위원회의 최근 사업 성과들을 당 중앙은 높이 평가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이번 열병식을 보도하는 과정에서도 선진적인 기법을 적용했다. 북한이 체제 선전 과정에서 화려한 볼거리를 추구하는 모양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8일 열병식 분석 보고서에서 “이번 열병식 포함 최근 네 차례에 걸친 야간 열병식의 특징은 ‘화려한 볼거리’에 대한 집중”이라며 “2020년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부터 야간 진행을 통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전환을 한 이후 화려한 볼거리 중심으로 열병식 아이템을 선보이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실장에 따르면 빠른 음악과 다양한 조명을 활용한 무대 연출, 경쾌한 열병 종대 행진,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한 에어쇼, 빠른 편집과 다양한 앵글로 포착된 무기 등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홍 실장은 “김정은식 이미지 정치의 핵심은 ‘입체적 전시(경관화)’, 스피드, 메시지다. 다양한 각도의 카메라 앵글을 통한 도시공간의 무대화, 빠른 편집을 통한 율동감 부여, 시각적·언어적 메시지 구현”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열병식은 이미지 정치의 종합적 구현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행사를 보도한 26일자 노동신문에 실린 행사 사진 수는 152개로 김정은 집권 이후 역대 열병식 중 가장 많았다.
또 이번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11차례 열병식 가운데 처음으로 군복을 입었다. 2012~2018년은 검은 인민복, 2020~2021년은 회색 양복이었다. 군 관련 유일한 열병식이었던 2018년 2월 조선인민군 창군일 열병식에도 검은 인민복과 코트를 입었다. 홍 실장은 “선대 김일성과 김정일의 흰색 원수복 초상화나 사진을 의식한 연출로 볼 수 있고 핵무장력의 최고 지휘자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김 위원장이 배우자 리설주와 동행한 부분 역시 이례적이다. 홍 실장은 “항일 무장 투쟁이나 군 창설에서 선대 김정숙의 역할이나 상징성을 고려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또는 군사적 호전성과 비정상성을 상쇄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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