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검수완박 입법 내일 완료 계획… 靑에 국무회의 연기 요청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일 03시 00분


[검수완박 논란]
국회 ‘검수완박 아수라장’… 육탄전에 구급차까지 출동
민주당, 6분만에 검찰청법 처리
형소법도 상정 내일 본회의 의결

국민의힘, 국회의장에 항의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가결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국회의장에 항의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가결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검찰청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나머지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상정됐다. 3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통과되면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은 완료된다. 민주당은 계획대로 해당 법안들을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3일 오전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늦춰 달라고 청와대 측에 요청했다.

검찰청법은 이날 본회의가 개의된 지 6분 만에 재석 177명 중 찬성 172명, 반대 3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거세게 항의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민주당 소속인 박병석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육탄전을 불사했다. 박 의장의 본회의장 입장을 막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국회 직원들 간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구급차가 출동하는 등 국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소란 끝에 오후 4시 개의 예정이던 본회의는 20분가량 늦게 열렸다. 국민의힘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했지만 민주당이 또다시 회기 쪼개기 전술로 맞서면서 필리버스터는 6시간 58분 만인 1일 0시 자동 종결됐다.

여야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도 거센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의장을 향한 인사 관례를 생략한 채 “(박 의장)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갔다. 당신이 이야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박찬대 의원도 의사 진행 발언을 신청해 “여야 합의안을 전면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배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 국회법상 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형사소송법도 본회의 통과 강행 의지
남은 절차는 국무회의 법안 공포뿐
靑, 오늘 회의 열어 개최일자 결정
“3일 오후? 4일? 6일? 다 열려 있어”… 尹측 ‘국민투표 카드’ 재차 꺼내들어
주말 검찰청법 표결 ‘난장판 국회’ 국민의힘, 朴의장 입장 막는 과정서
직원들과 몸싸움, 양금희 병원行… 지도부, 靑앞 시위 文거부권 요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 민형배 의원이 무소속으로 들어간 것 자체가 불법이고, 야당에 무제한 반대 토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도 (더불어민주당이) 무력화했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국민의힘 측) 불법적인 회의 진행 방해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첫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 속에 통과된 가운데 여야는 서로를 향해 ‘위헌’ ‘폭력 국회’라고 책임을 돌리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추가로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검수완박 입법은 일단락된다. 하지만 곧바로 인사청문회 및 6·1지방선거와도 맞물리며 여론을 의식한 여야의 극한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욕설·육탄전에 난장판 국회
검찰청법 개정안 표결 과정은 ‘동물국회’를 방불케 했다. 여야의 물리적 충돌은 2019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둘러싼 ‘패스트트랙’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이미 전운이 고조됐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 70여 명과 함께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면담을 거부하던 박 의장이 본회의 참석을 위해 의장실 밖으로 나서는 순간 그의 이동을 막아선 국민의힘 의원들과 의장실 직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은 다리를 밟혀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본회의가 열린 지 6분 만에 검찰청법 개정안은 곧장 가결됐다. 뒤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상정되고 국민의힘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시작됐지만 검찰청법 개정안 때와 마찬가지로 약 7시간 만인 이날 밤 12시 마무리됐다. 민주당이 임시회 회기를 당일 밤 12시로 변경하는 ‘회기 쪼개기’로 대응하면서 필리버스터가 무력화된 것이다.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 위원장석을 점거한 것부터 윤리특위와 본회의 안건으로 올려야 된다”고 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수완박법’ 거부권 행사와 면담을 요구하며 본회의 당일인 3일까지 이어지는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1일 오후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 국민의힘 권선동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등 의원들이 ‘검수완박‘ 관련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과 시정을 요구하는 피켓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일 오후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 국민의힘 권선동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등 의원들이 ‘검수완박‘ 관련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과 시정을 요구하는 피켓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靑, 오늘 국무회의 연기 여부 결정
민주당 의석수를 고려할 때 남은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3일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남은 절차는 국무회의 공포뿐이다. 민주당은 목표한 대로 현 정부 임기 내에 ‘검수완박법’을 공포할 수 있도록 청와대에 국무회의의 시점을 3일 이후로 늦춰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2일 내부 회의를 열고 국무회의 개최 일자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매주 화요일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있지만, 정례 국무회의는 주 1회만 개최되면 되는 만큼 요일을 바꿔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무회의를 3일 오후에 할지, 4일이나 6일에 할지 가능성은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新)여권은 국민투표 카드를 재차 꺼내들며 맞섰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법률적 미비 상태일 때는 국회에서 국민들의 뜻을 좀 더 수렴해야 할 것”이라며 검수완박에 대한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검수완박 아수라장#육탄전에 구급차까지#난장판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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