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매체들의 대남 비난 보도 건수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주 직접 ‘핵무력 사용’을 언급함에 따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오히려 더 높아진 모습이다.
우리민족끼리, 조선의오늘, 메아리 등 북한 선전매체들은 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개인을 비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기사를 일부 게재하긴 했지만, 지난달 초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담화 이후 계속돼왔던 대대적인 대남 비난은 일단 잦아든 모양새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3일과 5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한 담화에서 ‘미사일 발사 원점 타격’ 발언을 한 서욱 국방부 장관을 향해 “미친X” “쓰레기”라고 거칠게 비난한 데다, 남한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핵전투무력이 자기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이후 김 부부장의 담화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며 ‘핵보유국’인 북한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하겠다는 것은 ‘무모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북한 선전매체들의 대남 비난전인 지난달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 기간(4월18~28일)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1일자 기사에서도 이번 CCPT를 재차 비난했지만, 이날은 북한 매체에서 관련 보도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김 부부장의 지난달 담화 이후 북한이 ‘대남 대적사업’ 같은 공격적 행보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북한은 지난달 16일 전술탄도미사일(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와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제90주년 기념 열병식을 제외하곤 군사적 특이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민혁명군’은 북한에서 김 총비서 조부 김일성 주석이 1932년 4월25일 조직했다고 주장하는 항일 유격대를 말한다.
그러나 김 총비서가 이번 열병식에서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보도를 보면 김 총비서는 이번 열병식 연설, 그리고 이 행사를 지휘한 북한군 장성들을 부른 자리에서 여러 차례 핵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총비서는 그동안엔 핵무기 개발 목적이 ‘전쟁 억제’에 있다고 강조해왔으나, 지금은 자신들의 ‘근본이익’을 침탈당할 때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자신들에 대한 ‘위협’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언제든 무력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테면 북한이 오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돌리고 자신들은 ‘시간표’대로 무력행동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북한은 올 들어 지난달 16일까지 총 13차례(실패 1차례 포함)에 걸쳐 각종 미사일 발사와 방사포 사격 등 무력도발을 벌였고, 특히 3월24일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4년여 만에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018년 5월 폐쇄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에도 나서 다음 도발은 제7차 핵실험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총비서가 이미 핵무기 강화 발전 의지를 밝힌 만큼 추후 핵실험을 직접 지시하거나 노동당 회의를 통해 이를 ‘결정’하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도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25일 열병식 참석 이후 열병식 참가부대 지휘관·병사를 비롯한 행사 관계자, 열병식 등 행사에 동원된 대학생·청년들과 잇달아 기념사진을 찍는 등 ‘내부 결속’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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