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6·1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당내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의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로 각각 선출된 송영길 전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당심(黨心)을 강조하며 후보 추대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아직은 빠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송 전 대표는 2일 KBS 라디오에서 “저는 일관되게 이 고문이 지난 대선 때 얻었던 1600만 표 이상 득표했던 국민의 마음을 이번 재보궐선거나 지방선거의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같이 참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형태는 어떤 식으로 할 건지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고문의 출마를 위해서 당의 뜻을 모아 요청하는 일종의 추대 형식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고문은 송 전 대표가 의원직을 내려놓은 인천 계양을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계양을은 송 전 대표가 16, 17, 18, 20,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곳으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계양을 지역을 노리는 인사들도 많지만, 반대로 이 고문의 안정적인 원내 입성을 위해 이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는 지지층의 요구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김 전 부총리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재보궐 선거 출마는 국민이나 당에서 역할을 요청한다면 고민할 일이지 지금 판단하거나 결정할 일은 아니지 않나”라며 “정치인은 대의와 국민여론에 맞게 결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계양을 출마 여부를 이 고문 스스로 결정하기 보다는 당이 뜻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고문도 막판 고심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문 측 핵심 관계자는 “이 고문의 출마설은 외부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이 고문 본인이 먼저 나서 입장을 표명할 사안이 아니다. 출마든 선거 지원이든 당의 요청이 있으면 응답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런 이 고문 측의 태도는 이 고문 출마를 둘러싸고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이 고문의 출마에 대한 당내 부정적인 여론도 있다. 3·9대선에서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저는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내년 재보궐이든 그다음 총선이든 이 고문이 한 번 의회 경험을 하셨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보궐은 아닌 것 같다”며 “이번에는 좀 지방선거를 전국적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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