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후보직 사퇴를 밝힌 후 이동하고 있다. 2022.5.3/뉴스1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3일 앞둔 3일 오전 자진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자로 지명한 지 20일 만이다.
하마평에도 오르지 않았던 김 후보자의 깜짝 인선에 일단 환영했던 교육계에서 연일 불거지는 김 후보자의 의혹에 자진사퇴와 지명 철회를 요구했었다는 점에서는 당연한 수순으로도 여겨진다.
특히 김 후보자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이나 한국외대 총장을 지냈는데, 한국외대 학생들은 이 기간 김 후보자가 ‘불통’이었음을 내세우며 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여기에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대로 해명되지 못했던 점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지명 일주일 뒤인 4월19일부터 자진사퇴 약 10시간 전인 2이 오후 11시10분까지 해명자료를 내왔지만 이같은 의혹을 모두 잠재울 수는 없었다.
특히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의 경우 처음엔 단순히 딸이 ‘아빠찬스’로 장학금을 받은 사실로만 여겨졌지만 가족 4인 모두가 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장학금 대물림’ 의혹으로도 이어졌다.
또 김 후보자의 아들은 풀브라이트 학연을 이용해 국회 인턴십 기회를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결국 김 후보자의 해명대로 ‘아빠찬스’가 사실이 아니라 해도, 김 후보자 가족과 풀브라이트의 연관은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공정’이라는 가치에 전혀 걸맞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연 4만 달러 가량의 학비와 생활비뿐 아니라 가족수당, 본인 몫의 왕복 국제항공권 등을 지원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 후보자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사퇴 직전에 불거진 의혹이 치명타였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제자의 논문 심사를 이른바 ‘방석집’에서 접대를 받으며 진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후보직 사퇴를 밝힌 후 고개 숙이고 있다. 2022.5.3/뉴스1김 후보자의 제자 이성만씨(국민의힘 인천 연수구청장 예비후보)의 회고록에 “총 다섯 번의 논문 심사 과정을 세 번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모두 지도교수(김인철)의 도움 때문이었다”, “논문 심사가 통과로 발표되자 아가씨들과 마담도 마치 자신들의 일인양 기뻐하며 자리를 옮긴 무교동 선술집에서 새벽 3시가 되도록 함께 축하해 주었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서 의원은 밝혔다.
또 김 후보자가 이씨의 논문을 표절해 학회지에 발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이 논문으로 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 연구비까지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 의원은 “개인정보가 아닌 연구논문 목록과 그 파일을 보름이 넘도록 제출하지 않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며 김 후보자의 논문 전수조사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차려진 여의도 교육안전시설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면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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