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고심한 文, 사면카드 결국 접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4일 03시 00분


MB-김경수-이재용 사면 요구에도
부정 여론-국민의힘 비판에 접은듯
文 “새 시대 연 정부로 기억되길”

3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제20회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대통령 초상화 공개행사에서 문재인대통령이 자신의 초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5.3 청와대사진기자단
3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제20회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대통령 초상화 공개행사에서 문재인대통령이 자신의 초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5.3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임기 마지막 특별사면을 단행하지 않기로 했다. 8일 부처님오신날을 계기로 전격 사면에 나설지 최근까지 고심을 거듭했지만 결국 사면 카드를 접은 것.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으로서 주재하는 이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심했다면 늦어도 전날(2일) 사면에 대한 의중을 법무부에 전달해야 했다. 이후 사면심사위원회에서 사면 대상을 심의 의결한 뒤 이날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공포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마지막 국무회의까지 문 대통령은 사면에 대해 아무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사면에 대한) 여지가 없다. 상황 종료”라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 동안 이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 부회장 등을 사면할지 고심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사면에 대체로 부정적인 생각이었다고 한다. 다만 종교계 등을 중심으로 사면 요구가 많아진 데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사면에 대한 의견이 갈려 최근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라고 말하는 등 가능성은 열어둔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면과 관련해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은 데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이 김 전 지사를 위한 ‘패키지 사면’이라고 비판까지 하자 결국 사면 카드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면을 두고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를 포함해 각계에서 요구하는 사면 대상까지 많아지면서 “사면은 사법 정의와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 판단해야 한다”던 문 대통령이 평소 소신대로 사면을 접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장관급 위원장 등 30여 명을 초청해 마지막 오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연 정부로 평가되고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위기 속에서 더 강한 나라, 더 당당한 나라가 됐다”고 자평한 뒤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함께해 주고 그 첫차에 동승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특별사면 단행하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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