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는 직전 지방선거인 2018년 6월 사상 첫 민주당계 구청장을 배출했으나, 이번 대선에선 역대급의 보수 바람을 일으키며 가장 극적인 민심 변화를 보였다.
◇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vs 국민의힘 13명 ‘최다’·무소속 1명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순균 현 강남구청장이 단수 후보로 재선에 도전한다.
정 구청장은 ‘문풍(문재인 대통령 바람)’이 거셌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장영철 후보를 5.3%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보수 정당의 ‘강남 불패’를 깬 것은 정 구청장이 처음이었다.
다만 강남구 민심은 분양가 상한제·종합부동산세 등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집중 타격을 받으면서 다시 뒤집히기 시작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정 구청장은 강남구 22개동 중 절반 이상인 13개동에서 당시 장 후보를 앞섰다.
단, 3년 뒤 4·7재보궐에서 강남구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 73%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또 올해 3월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강남구 내 22개 동 전체에서 승리했다.
윤 당선인은 강남구 내에서 진보 성향이 비교적 강한 세곡동에서도 당시 이재명 후보를 앞섰다. 강남구 내 유권자가 가장 많은 세곡동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 구청장에 두 배 가까운 지지를 보내 정 구청장 당선을 주도했다.
판세 전환에 고무된 국민의힘에선 13명의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정당인 김기수씨를 비롯해 김대남 나라경영연구원 원장, 김동수 전 자유한국당 부대변인, 김민숙 정당인,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김영수 정당인, 서명옥 전 강남구 보건소장, 성중기·이석주 서울시의원, 이재인 전 강남병 당협위원장, 이재창 전 강남구의회 의장, 지난 선거에 출마했던 장영철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조성명 전 강남구의회 의장(가나다순) 등이다.
이들은 지난 16일부터 이틀간의 중앙당 공천 면접에 이어 1차 컷오프를 거칠 예정이다.
그밖에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홍준표 예비후보 공보실장이었던 김창훈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 수성이냐, 탈환이냐…부동산 민심 선점 사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강남구 득표율(66.5%)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30.1%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강남구를 비롯해 최근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마포구, 용산구 등 윤 당선인이 승리한 서울 자치구 곳곳에서 국민의힘 공천 신청 ‘쏠림’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직전 지방선거에서 25개 자치구 중 24개를 싹쓸이한 민주당은 ‘현직 프리미엄’을 토대로 대선 참패 지역인 강남 3구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기세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전 대표가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로 주소지를 이전한 것도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지난 13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구청장은 정치가가 아닌 지역 행정가, 살림꾼을 뽑는 것”이라며 “지방선거의 경우 주민들이 대선과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재건축 기대감으로 들썩이는 서울 집값을 고려해 규제 완화 메시지에 대한 완급을 조절하고 주거 안정 메시지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역풍을 방지해 ‘부동산정책 전면 재편’이란 정권 교체 동력을 지방선거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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