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8일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당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담담한 답변과 달리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중간중간 전략공천의 가능성을 상당히 열어 놓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며 “분당뿐 아니라 성남시, 경기도, 나아가 수도권에서의 승리를 통해 새 정부 성공의 초석을 놓겠다는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제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지역구였던 ‘노원병’을 떠나는 상황에 대해서는 “새롭게 다른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떠나는 마음이 아쉽다”고도 했다.
인천 계양을이 아닌 경기 분당갑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기도 선거 전체를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저는 경기도 선거에 공헌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표면상으로는 윤 당선인이 염려하는 경기도 선거를 책임지겠다는 뜻이나, 자신의 지역구마저도 떠나는 희생에 대한 전략공천 요구 메시지로 읽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앞서 전날(7일) 페이스북에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당대표로서 이번에 주안점을 뒀던 것은 시도당 차원에서의 자율적 공천, 그리고 경선 우선주의”라며 “5년 만의 정권 탈환에 대한 당원들의 열의를 잘 지켜보았고, 당대표 입장에서 어느 당원 하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대선 승리의 공헌자였기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공천 받지 못한 당원 한분 한분께 죄송하다”며 “우리는 경선을 통해서 편의상 순위를 가렸을 뿐”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도 국민의힘에서는 안 위원장에 대한 전략공천을 점치는 의견이 상당하다.
첫 번째는 물리적 시간 때문이다. 경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일 동안 여론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후보 등록 마감일인 13일까지 선거 운동을 진행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두 번째는 안 위원장의 공헌 때문이다. 안 위원장의 대선 후보 단일화는 국민의힘이 정권을 탈환하는 데 주요한 요인이 됐다. 지난 50일간 인수위원장으로서 조직을 이끌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선에서도 한 번 문제가 불거졌는데 공천까지 문제가 되면 ‘공동정부’는 정말로 삐그덕거릴 것”이라며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전략공천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0일 분당갑 지역구 출마 신청자들을 상대로 면접을 진행한다. 전략공천 진행 여부는 면접 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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