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국가정보원장으로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69·사진)이 내정됐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 국정원장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차장이 새 국정원장 후보자로 가장 유력하다”라며 “새 정부 출범 직후 이번 주 안에 이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차장은 경기고,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대학 재학 중인 1980년 외무고시(14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외교부 북미1과장, 북미국 심의관, 주미 한국대사관 참사와 공사 등을 거친 정통 북미 라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겸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을 지냈다.
역대 정부에서 국정원장에는 통상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측근이 기용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측근 대신 국가 안보에 정통한 전문가를 첫 국정원장 후보자로 낙점했다. 윤 대통령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본인이 잘 모르는 인물이라도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기용해 무한 신뢰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尹, 정보수장에 측근 대신 외교안보통 낙점… ‘모사드’처럼 해외업무 집중-한미공조 의지
尹정부 첫 국정원장 김규현 내정 金, 盧정부때 전작권 전환에 관여 朴정부 외교차관-안보실 차장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새 정부의 첫 국가정보원장으로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낙점한 배경에는 전문성과 국제 감각을 두루 갖춘 인물을 정보수장으로 앉히겠다는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외교안보 요직을 두루 거친 경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미국통으로 ‘워싱턴 스쿨’로 분류되는 김 전 차장을 통해 정보 분야에서도 강력한 한미 공조를 도모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김 전 차장은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외교관이 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외교부 북미1과장과 북미국 심의관, 주미 한국대사관 참사와 공사 등 미국 전문가로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을 보좌하며 국방부 국제협력관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 간 핵심 국방 현안에 깊숙이 관여했다.
김 전 차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외교부 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 2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다만 세월호 사고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보고 시각 및 박 전 대통령의 최초 지시 시각 등을 조작한 혐의로 체포됐지만 처벌받진 않았다.
앞서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원장으로는 국정원 내부 인사나 정치인 등도 거론됐다. 그럼에도 결국 직업 외교관 출신인 김 전 차장을 발탁한 것은 국정원을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처럼 해외 정보 업무에 집중하는 첩보조직으로 운영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 핵심 업무인 북한 이슈도 국제 정세를 읽을 줄 아는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장은 외교부와 안보실을 두루 경험해 이 같은 구상에 적임자라고 평가받는다.
윤 대통령 측은 앞서 “새 정부에선 대통령이 국정원장과 독대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첫 국정원장으로 윤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김 전 차장을 발탁한 게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 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69) △경기고, 서울대 치의학과 학사, 미국 하버드대 행정학 박사 △외무고시(14회) △외교부 1차관 △국가안보실 1차장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겸 국가안보실 2차장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