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사저로 찾아오는 국민들을 공개적으로 만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일이 될까 봐 걱정하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전화인터뷰를 통해 “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처럼) 그렇게 안 하시겠다고 말씀하시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하루에 한 번씩은 시골까지 찾아온 분들이 고마워서 그분들과 인사하는 그런 시간을 가졌었는데 저는 그렇게는 안 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탁 전 비서관은 “공개적으로 시간을 정해 놓고 어떤 프로그램처럼 일반 국민들을 만나는 일은 안 할 것”이라며 “다만 그렇다고 해서 어디 숨어 있거나 은거하는 건 아니고 일상적으로 가고 싶은 곳 가시고 드시고 싶은 음식 있으면 드시러 가시면서 자연스럽게 국민들과 만나게 되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이어 “만났을 때 반갑게 인사하고 원하시면 사진도 찍고 그렇게 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은 또 이달 20~22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회동과 관련해선 “퇴임하셨지만 어쨌든 외교 일정이기 때문에 관련 업무를 진행했던 분들이 진행하고 계실 것”이라며 “아마 조만간에 내용과 형식에 대해서 발표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탁 전 비서관은 전날(9일) 문 전 대통령의 청와대 퇴근길 환송 행사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 측의 청와대 완전 개방 계획 덕분에 가능했다고도 밝혔다.
‘어제 사실상 비공식 퇴임식 같은 모양이 됐다’는 진행자 언급에 탁 전 비서관은 “이게 진짜 아이러니(역설)한 게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쪽에서 어쩔 수 없이 저희가 하루 먼저 나가게끔 상황을 만들어 놓지 않았나”라며 “그래서 무척 섭섭한 측면이 개인적으로는 없지 않았는데, 사실 그 발표(청와대 완전 개방)가 나가고 나서 ‘잘하면 퇴임식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문 전 대통령이) 10일에 (청와대를) 나가게 되면 바로 취임식장으로 가야 해서 별도의 환송 행사를 하기가 어려운데 (윤 대통령) 덕분에 이렇게 멋진 퇴임 행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퇴임준비위원회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무슨 초청 대상자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모여 날짜 한 번 바꾼 것 때문에 대한민국 최초로 퇴임식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날 문 대통령 환송을 위해 참석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전·현직 청와대 직원들의 깜짝 방문이 문 전 대통령을 위한 ‘서프라이즈’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 안에서 했던 행사 중에 유일하게 대통령께 보고를 안 드리고, 아예 속이고 행사를 준비했다”며 “전·현직 수석부터 행정 요원들까지 전부 다 영빈관 1층에 숨어 있다가 대통령을 영빈관 2층으로 다른 행사라고 모시고 왔다가 말 그대로 깜짝 놀라게 해 드렸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 자리에서 임 전 실장부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그리고 수많은 행정관·행정 요원들까지 대통령을 앞에 두고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들, 감사하다는 이야기들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12시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사저가 있는 울산 통도사역에 도착, 양산 평산마을로 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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