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한 책임”…지방선거 ‘과반 승리’ 시험대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0일 11시 56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지난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지난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위험한 정면 돌파를 선택했습니다.”

지난 8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전 지사는 이날 “저의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도 많았고 저 역시 조기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지사가 대선 패배 이후 두 말 만에 복귀하며 재기의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3월 10일 대선 선대위 해단식 이후 59일 만에 공식 선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는 이날 당의 요구에 불려 나온 모양새를 취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지는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열세가 예상되자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는 것이다.

이 전 지사는 ‘지방선거 전국 과반 승리’ 목표도 스스로 설정했다.

그는 “대선 결과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 책임지는 길은 어려움에 처한 당과 후보들에게 조금이나마 활로를 열어주는 것”이라며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반드시 이끌겠다”고 말했다. 광역단체 17곳 중 9곳 이상에서 승리하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원 유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그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경우 당 대표 주자로서 정치적 존재감을 굳히며 당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과반 승리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대선 패배에 이어 또다시 패장의 멍에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정치적 입지가 약화되면서 8월 당권 도전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오른쪽)가 10일 인천 계양구에 있는 민주당 윤환 계양구청장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오른쪽)가 10일 인천 계양구에 있는 민주당 윤환 계양구청장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이와 관련해 이 전 지사는 지역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다는 논란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양을 지역은 송영길 전 대표가 5선을 지낸 곳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우세한 곳으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은 이 전 지사의 출마가 자신을 둘러싼 수사를 방어하기 위한 방탄용이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얻기 위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계양을 지역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기현 의원은 “민주당은 실패한 문재인 정권 5년에 대한 반성과 대선 패배에 대한 일말의 성찰조차 없이 이번 선거를 원활한 새 정부 출범을 훼방 놓기 위한 수단, 그리고 이재명 방탄조끼용으로만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무연고 출마’ 비판과 관련해 거듭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9일 “정치인은 국민 앞에 무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국민, 당, 후보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일을 자기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감당하는 것이 맞다”며 “안타깝게도 지난 대선은 일꾼보다는 심판자를 선택했다. 이제는 심판은 끝났으니 유능한 일꾼들을 선택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당분간 계양을 주민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지역구 뿌리 내리기에 집중한 뒤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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