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은 이제 윤석열 정부의 과제가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개월 동안 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판해온 새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좌우할 방역 정책의 책임을 지고 성과로 입증해야 하는 위치에 섰다.
혹시나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진 시기에 정권을 넘겨받았다며 안도하고 있다면 ‘찬물 세수’부터 하도록 하자. 이달 들어 하루 평균 66명이 코로나19로 숨을 거뒀다. 화장장이 부족해 시신을 응급실에 보관할 정도였던 지난해 12월 일평균 사망자(63명)보다 많다. 최근엔 미국에서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됐고 원인 불명의 소아 급성간염 의심 사례도 나왔다.
눈앞에 닥친 위험에 대응하는 것 외에도 새 정부는 할 일이 많다. 인수위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때 약속한 게 △정부 출범 30일 내에 먹는 치료제 충분히 확보 △50일 내에 코로나19 환자와 일반 환자의 동선이 분리된 동네 병의원 4000곳 확충 △100일 내에 빅데이터 플랫폼 만들어 병상 배정에 활용 등이다. 지금부터 본격 착수해도 기한 내에 이뤄질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런데 새 정부는 취임 첫 주부터 ‘방역 사령탑’을 모두 비운 채 시작하게 됐다.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채택되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거취도 불분명하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는 일단 이기일 복지부 2차관이 주재하기로 했지만 앞으로 주요 정책을 누가 어떻게 세울지 결정되지 않았다.
당장 문재인 정부가 23일 전후에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코로나19 확진자 의무 격리 해제는 그대로 이행할 수 있을까. 확진자 의무 격리 해제를 위해선 일반 병의원의 감염 대책을 갖춰야 하는데 아직 초안도 나오지 않았다. 방역당국 안에서 나오는 “서둘러 결단해야 할 현안이 쌓이는데 시간만 흐르고 있다”는 걱정을 귀담아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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