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과 함께 핵무기 원료 사용… 올들어 영변 시설 10% 이상 늘려
바이든 방한 전후 핵실험 도발 우려… 이종섭 “3축 체계 강화 北위협 대응”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올해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시설을 증설한 정황이 포착됐다. 우리 정부 당국은 북한이 올해만 HEU 생산 시설을 기존보다 최소 10% 이상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집중 감시에 나섰다. HEU는 플루토늄과 함께 핵무기 원료로 쓰인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핵시설 가동 정황까지 꾸준히 포착됨에 따라 한반도 안보 상황이 더욱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은 올해도 영변 핵시설 5MW(메가와트) 원자로 등을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영변 일대 위성사진과 관련 첩보 등을 종합해 우리 당국이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는 것.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지난해 7월 초부터 영변 핵시설 5MW 원자로에서 냉각수 배출 등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consistent with) 징후를 포착했다며 재가동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더욱 집중하는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영변 생산 시설을 증설해 HEU 보유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 북한은 이미 지난해에도 영변 내 HEU 생산 시설 증설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CNN은 지난해 9월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인용해 이와 관련된 동향을 보도했다. 당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매년 핵폭탄 4개 분량인 90kg가량의 HEU 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올해 평양 외곽의 강선에서도 우라늄 농축 활동에 나섰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파악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10일(현지 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답변서에서 “북한은 플루토늄 생산을 지속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올해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 등 주기적이고 공격적인 안보 위협 행위를 통해 실질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를 추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부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시간표와 핵실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22일 방한 전후 북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 같은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실험 우려 속에서 이날 취임식을 가진 이종섭 신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전술적 도발을 자행한다면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형 3축 체계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3축 체계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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