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김총리 “정치인·공직자 여정도 마무리”…정계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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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12일 10시 16분


김부겸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2.5.12/뉴스1 © News1
김부겸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2.5.12/뉴스1 © News1
김부겸 국무총리는 12일 총리직 퇴임과 함께 자신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도 마무리하겠다면서 사실상의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김 총리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공동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가진 제47대 국무총리로서의 이임사를 통해 “저는 오늘 국무총리직을 퇴임하면서 지난 30년 넘게 해왔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정치에 처음 입문하던 시절, 저는 시대의 정의를 밝히고 어려운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그런 포부를 가슴에 품고 출발했다. 그리고 국회의원으로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또 국무총리로 일하면서 공직이 갖는 무거운 책임감 또한 알게 됐다”며 “그리고 정치인으로서도 공직자로서의 삶은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면 아무 의미도 없다’는 이 당연하고도 엄중한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고 언급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를 빌려 한 세대가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부족한 저를 국민의 공복으로 써주시고 우리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총리는 “지금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는 우리 공동체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 세월 그 역경과 고난을 넘어서, 그런 위기 때마다 한마음으로 뭉쳐 돌파해낸 국민 여러분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책임져 오신 그 선배님들, 온몸을 바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우리 부모님들과 형제자매들 앞에서 저는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민족에게 압제를 당했던 비극을 뛰어넘고 그 처절한 동족상잔의 아픔조차 극복해냈던 우리 민족 공동체의 역사를 생각하면 정말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나와 생각이, 성별이, 세대가, 출신 지역이 다르다고 서로 편을 가르고, 적으로 돌리는 이런 공동체에는 국민 모두가 주인인 민주주의,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화주의가 설 자리가 없다”며 “빈부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탐욕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수도권만 잘 살고, 경쟁만이 공정으로 인정받는 사회는 결코 행복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이것이 우리 공동체의 위기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이자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저는 비록 오늘 공직을 떠나지만 우리 공동체가 더 어렵고 힘없는 이웃을 보살피고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다음 세대의 미래를 열어주는 일에서, 오늘도 공직의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자기 임무를 다하고 계시는 여러분을 믿고 저 역시 언제나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총리는 자신의 임기 때 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부터 공급망 위기까지 극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직자 여러분의 힘이 컸다면서 “지금 우리나라가 코로나의 정점을 넘어서 일상으로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다. 지난 1년간 제가 여기에 기여한 작은 것이라도 있다면 그 공은 바로 공직자 여러분들께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상 초유의 재난지원금 지급에서부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여러 지원 정책들이 실현되기까지, 공직자 여러분들의 열정과 희생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은 결코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공급망 위기까지 겹치는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의 경제가 멈추지 않고 도약할 수 있었던 것에는 분명히 우리 공직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스며들어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여러분을 국난을 극복한 위대한 공직자들로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또 “지난 1년간 국무총리여서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 중의 한 사람이 될 수 있어서, 대한민국의 공직자로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정말로 자랑스럽고 행복했다”며 “여러분께 뜨거운 존경과 박수를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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