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독이 된 北열병식…밀접 접촉+해산, 감염 온상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13일 08시 29분


북한이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으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지난달 열린 열병식이 집단 감염 온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코로나19 발병 시기가 지난달 말부터였다고 13일 뒤늦게 공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전파 확대돼 짧은 기간에 35만여명의 유열자가 나왔으며 그중 16만2200여명이 완치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5월12일 하루 동안 전국적 범위에서 1만8000여명의 유열자가 새로 발생했고 현재까지 18만7800여명이 격리 및 치료를 받고 있으며 6명(그중 BA.2 확진자 1명)이 사망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12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해 “열병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전파 확산됐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세워놓은 방역 체계에도 허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년 기념 열병식이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4월25일 인민혁명군 창건 90돌 전후 코로나 발생을 숨겨오다가 확진 지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됨으로서 공개 방역으로 전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4월 말부터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전파 확대됐다고 밝히고 있는 점을 볼 때 4월25일 열병식을 계기로 오미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정 센터장은 그러면서 “인접한 중국에서 오미크론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 북한에서 대규모 군중이 참석하는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북한이 그들의 방역 역량을 과신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로 수개월간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5월12일 하루 동안 전국적 범위에서 1만8000여명의 유열자가 새로 발생했다고 하니 앞으로 적어도 몇 달간 또는 내년까지도 오미크론의 대확산으로 인해 큰 대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숫자로 보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북한 방역, 보건 의료 체계가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전국적 대규모 발병이라 가장 원시적인 철저 격리가 최선의 방역인 듯 하다”고 평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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