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회에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오는 16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지난 9일 오전에 시작돼 다음날 새벽에서야 끝났다. 실제 회의시간만 약 17시간 30분에 달할 정도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청문보고서는 채택되지 않고 끝났다.
야당 위원들은 한 후보자 자녀 스펙 의혹, 편법증여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고, 여당 위원들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맞섰다.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 표현까지 사용하며 야당 위원들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적격’ 판정과 함께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은 임명을 강행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가 완료되지 않으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가 재송부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를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할 수 있다.
새정부 들어서는 지난 12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코로나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안 의결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 개의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때 청문보고서 채택이 안 되고 있는 나머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까지 강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한 후보자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자도) 비슷한 시기에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누구를 빼고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코로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대응 중요한데, 자리를 계속 이렇게 비워두고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문제가 걸려 있어 이러한 부분이 함께 고려될 가능성도 여전히 없지 않다. 이날 오후에 있을 윤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회동에서 관련 상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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