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용산의 마지막 빈 땅은 미래형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 이곳이 중앙정부의 땅이기 때문에 (여당 소속 서울시장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1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엔진과 같은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는 중앙정부의 땅”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주택 문제를 저질러놓고 여기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는데, 그 당 서울시장 후보는 용산의 가치를 모르는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집권당 후보로서 용산 개발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겨냥해 “서울은 연습 시장, 인천의 실패한 시장에게 맡길 수 없다”며 “공약 이행률은 15%에 머물렀고, 임기 중 부채는 9조 원에서 13조 원으로 늘었고, 청렴도까지 하위권이었기 때문에 (송 후보가) 실패한 시장이라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장 강조하고 싶은 1호 공약은….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4대 정책을 만들어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밑그림이 바로 ‘서울비전2030’이다. 생계와 주거, 교육, 의료 분야에서 앞으로 4년 동안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정책을 설정한 게 제일 자랑스럽다.”
―지난 1년간 서울시장으로서 이루지 못해 아쉬웠던 점은….
“TBS는 교통방송으로서 수명과 기능을 다했다. 개별 프로그램은 관심 없다. 시민들을 위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기능을 교통에서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현재 110석 중 국민의힘이 6석에 불과한 시의회 의석 구조로는 조례 개정이 불가능하다. 사실상 식물 시장이다. 이번 선거에서 시의회가 51%(56석)만 돼도 좋겠다.”
―부동산 정책은 구상한 대로 실행했나.
“서울 53곳의 재개발, 재건축 조합, 추진위 등 모두가 전혀 불만이 없을 정도로 진도가 나갔다. 중앙정부와 협업이 가능한 상태라 더욱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노련하고 정교하게 조절해 나가겠다.”
―여당 후보로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시너지는….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엇박자가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송 후보가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 갈등과 불협화음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서울시장의 존재 의미를 정부 견제에 둔 듯한 ‘백신 시장’을 내세웠다면 민주당 대표를 한 번 더 하는 게 맞다. 앞뒤가 맞지 않는 위험한 발상이다.”
―청와대 개방 이후 종로의 발전 가능성은….
“북악산 정상에서 서울 야경을 내려다보면 홍콩 야경 저리 가라 할 정도다. 북악산과 인왕산을 잇는 외국인 트레킹 관광 코스를 준비하고 있다. 굉장한 관광 아이템이 생긴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송 후보 지역구에 출마했는데….
“이재명 일병 구하기 작전을 송 후보가 진두지휘한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는 생각이 든다. 송 후보가 기획, 연출, 각본에 주연까지 한 게 아닌가.”
―송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는 믿지 않는다. 여론과 득표는 완전히 별개다. 민주당 지지자는 상실감에 결집할 것이고, 우리는 긴장이 풀어질 수밖에 없다. 최종적으론 3%포인트 격차가 될 거다.”
―5년 뒤 대선 도전 가능성은….
“서울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다. 다음 대선을 생각하는 건 사치도 보통 사치가 아니다.”
―민주당이 성비위 사건으로 또 논란에 휩싸였다.
“이젠 놀랍지도 않다. 서둘러서 꼬리 자르기를 하면 국민이 더 분노할 일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프로필
△출생일: 1961년 1월 4일
△출생지: 서울
△가족: 부인 송현옥, 2녀
△학력: 고려대 법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법학박사
△재산: 59억226만 원(2021년 12월 기준)
△주요 경력: 33·34·38대 서울시장, 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26회 사법시험 합격
송영길 “서울에 유엔 5본부 유치할 것, 한덕수 인준안은 동의해줘야”
“1가구 1주택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폐지하겠다. 세법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도, 윤석열 대통령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수당 서울시장이 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12일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부동산 민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을 강조하며 서울을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인천시장 시절 ‘회색 도시’ 인천을 국제도시로 만들었다. 3500명의 전 세계 학생들이 다니는 유일한 글로벌 대학 캠퍼스도 유치했다”며 “국제도시를 만든 송영길”이라고 강조했다. 5선 출신인 송 후보는 문재인 정부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초대 위원장,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외교통’으로 꼽힌다.
송 후보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향해선 “세종대왕 같은 사람이 아닌 이상 4선까지 시킬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친 송 후보는 페이스북에 “하루에 지지율 1%포인트씩 올릴 각오로 뛰겠다”고 적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시장 1호 공약을 소개해 달라.
“당장 유엔 제5본부를 서울에 유치하겠다. 유엔 본부를 유치하면 서울의 위상이 달라진다. 연간 8000회의 국제회의가 열리면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도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부처님오신날 윤석열 대통령도 만났는데 유치를 도와달라고 하니 웃으며 화답했다.”
―민주당이 1가구 1주택 종부세 폐지 동의할까.
“물론 당내 반발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 대표 시절 당내 70명 의원이 부자 감세라고 반대하고, 청와대가 반대한 것을 무릅쓰고 의원총회에서 종부세 양도세 완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 시장의 시정을 평가한다면….
“나도 인천시장을 해봤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을 오래하면 아이디어가 고갈된다. 오 시장도 한강 르네상스, 용산 개발 등 같은 것을 ‘리바이벌’한다. 상상력이 빈곤한 거다. 역대 4선 시장이 나온 적이 없다.”
―연일 윤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 이전을 비판 중이다.
“아무리 우방국이라 해도 독립된 주권국가가 외국(미국) 군대 옆에 대통령 집무실을 만들었다. ‘아관파천’도 아니고 주권국가 격에 맞는지 의심이 된다. 국방부로 옮기면서 외부에서 대통령 집무실도 아예 보이지 않는다. 밖에서 (집무실이) 보이지 않는 나라는 독재국가 빼고는 없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백신’이 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 취임식이 역대 최저 TV 시청률을 기록했다. ‘서울시장 송영길’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TV를 보지 않겠나. 게다가 오세훈 시장은 윤 대통령에게 용비어천가만 부르지 바른 말을 할 수 없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이재명 후보가 등판했다.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나.
“긍정적이다. 이 후보의 지지 세력이 결집할 수 있고, 민주당 리더십이 취약한데 복원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야당에서 ‘방탄 출마’ 이야기하는데 자기모순이다. 우리가 야당이 됐는데 검찰·경찰이 봐주나.”
―여당에선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심판 여론이 이어질 것이라 주장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에 동의해 새 정부가 출범하게 해줘야 한다. 다만 제1야당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정호영(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법무부 장관 후보자)을 자르지 않겠다는 것은 오만이고 국회를 무시한 것이다. 새 정부도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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