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갱도에 전선이 연결된 가운데 이는 갱도를 파는 작업을 위해 조명을 밝히고 환기 장치를 돌리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13일 “지난달 27일부터 나타난 전선은 이제 3번 갱도 입구까지 확장됐다”며 “새 장비도 입구 쪽에 설치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13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갱도 내부가 매우 좁고 자연적인 공기 순환이 어렵기 때문에 갱도 내부에서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환기가 필요하다”며 “어두운 갱도 내부를 밝히고 굴착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전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방송에 “갱도를 핵 실험에 준비되도록 하려면 추가 굴착을 통해 2018년 이뤄진 갱도 폭파로 인한 피해를 복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기가 필요한 채굴 작업을 해야 하고 신선한 공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핵 실험 준비 과정은 대체로 갱도 굴착과 환기 작업, 측정 장치 설치, 외부 측정 장소와의 전원 연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며 “현재는 갱도 굴착에 필요한 전기 시설이 설치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갱도로 들어가는 전기는 전구에 쓰이는 용도”라며 “핵 실험 중 필요한 측정 장치에 사용되는 전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이른 시일 안에 핵 실험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갱도 내부 상태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고 위성사진만으로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핵 실험과 관련된 장비나 중장비가 갱도에 도착한 것을 보지 못했다”며 “북한이 아직 핵 실험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 전까지 북한이 핵실험을 완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난번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하이노넨 연구원은 코로나19 발생 사태가 북한 당국의 핵 실험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북한의 정치 체제에서 핵 실험이 코로나 상황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필요할 경우 코로나 등에 개의치 않고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핵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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