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15일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한 보수단체가 집회를 진행한 것을 두고 ‘평온과 자유를 깨뜨리는 반지성주의적 행동’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이 보수단체 집회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귀향 닷새 만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등에 주말 일상을 공유하며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라고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소음으로 불편을 겪는 마을 주민들에게는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이 단체는 그의 사저 인근에서 확성기를 동원해 문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집시법 시행령 14조에 규정된 소음 기준을 준수하면서 이를 막을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주민들의 불편이 야기되자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제를 촉구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이 게시글에서 ‘반지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사를 통해 “정치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큰 원인으로 제기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고 했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 바 있다.
퇴임을 앞두고 “(퇴임 후) 잊힌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수차례 밝힌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지지자들에 근황을 알리고 있다. 귀향 사흘 만인 지난 12일에는 첫 게시글을 올려 “저는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도 “양산 덕계성당에서 미사. 돌아오는 길에 양산의 오래된 냉면집에서 냉면 한 그릇”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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