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웃으며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 연설을 마친 뒤 야당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박 의원은 윤 대통령 쪽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윤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박 의원의 손을 맞잡았다. 박수를 치던 의원들은 더 큰 박수 소리를 내며 환호했다.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박 의원은 2013년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윤 대통령을 ‘형’, ‘의로운 검사’로 칭하며 친분을 드러냈지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찰 개혁 국면에서 윤 대통령과 대립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신분으로 국회에 출석했던 2020년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선택적 정의’를 지적한 박 의원을 향해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셨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박 의원은 지난해 1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 때 윤 대통령과의 친분에 대해 “일반적인 의미의 동기로서 친분이라고 하면 모를까, 특별하고 개별적인 친분이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위기’, ‘협력’ 등의 단어도 함께 썼다.
윤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금 대한민국에는, 각자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는 다르지만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저는 가지고 있다. 의회주의는 국정 운영의 중심이 의회라는 것이다. 저는 법률안, 예산안 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모두가 힘들었던 코로나 상황 속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이웃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피해를 기꺼이 감내했다.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설 때”라며 “민생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추경이 이른 시일 내에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민생 앞에서는 초당적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온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며 “존경하는 박병석 국회의장님, 그리고 의원 여러분, 오늘 이 자리가 우리의 빛나는 의회주의 역사에 자랑스러운 한 페이지로 기록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