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3개월 만에 치르는 6·1지방선거 투표율이 역대 지선 투표율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높은 투표율=진보진영 우세’ 공식은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치러진 지선 투표율은 60.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지난 20대 대선 투표율(77.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지선 투표율은 통상 총선이나 대선에 비해 투표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국민적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대선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과거와 비교해 관심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사전투표가 활성화돼 투표 시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이점도 있다. 따라서 이번 지선에서는 역대 최고 지선 투표율을 경신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위원은 18일 전화통화에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대선의 ‘잔상효과’에 더해 사전투표 활성화, 코로나19에 따른 투표시간 연장 등의 효과로 이번 지선의 투표율은 기존보다 소폭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수준이면 진보진영이, 낮을수록 보수 진영이 유리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대선을 비롯한 선거에서는 사실상 공식이 깨졌다. 이번 지선에서도 이같은 공식은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통 20대 투표율이 높아지면 전체 투표율이 높아지는데, 현재 20대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낮다”며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에 유리하다는 것은 옛날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신 교수는 “투표율이 낮은 선거, 특히 지방선거 같은 경우는 당 조직의 영향력이 커지는데, 현역 단체장이 민주당에 많은 만큼 당 조직에 있어 우위”라며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낮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와 검찰개혁안 강행 처리 등으로 인해 최근 여론조사상 정당지지율에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되는 분위기”라며 “현재의 분위기상 남은 2주의 기간 중 큰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투표율이 올라갈 경우 국민의힘 쪽에 미세하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배 위원은 “지선은 총선·대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으면서, 노인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젊은 층 투표율이 낮은 ‘노고소저’ 현상을 보여왔다”며 “지난 대선 정도의 투표율이 나오지 않는다면, 노년층의 지지가 높은 쪽일수록 여론조사보다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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