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기간(20~22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 개최(21일)에 맞춰 북한이 ‘발사 단추’를 누를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북한이 미 대통령의 방한이나 한미 정상회담을 ‘정조준’해서 미사일 도발을 한 적은 없다. 2017년 7월 워싱턴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지 사흘 뒤 화성-14형 ICBM을 쏜 것이 가장 근접한 사례다.
이번엔 사상 처음으로 한미 정상회담 개최에 맞춰 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당일(20일)보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점에 ICBM을 발사하면 극적 효과를 높이고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북한이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미 당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평양 일대에서 ICBM 발사 임박 징후가 계속 포착되는 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도발 승인’이 났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미사일 발사 징후와 발사 후 궤적을 추적하는 미 공군의 코브라볼(RC-135S) 정찰기는 19일에도 동해상으로 날아와 대북 감시를 벌였다. 지난주 후반부터 거의 매일 동해로 전개되면서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백악관은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대북 경고 수위를 높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방문 중에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의 도발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동맹에 충분한 방위와 억지력 제공을 위한 장단기적인 군사적 대비태세 조정도 확실히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ICBM 도발을 강행하면 미 본토나 괌에서 전략폭격기 같은 전략자산을 최단시간에 한반도로 전개하는 한편 2018년 이후 축소·중단됐던 한미 연합야외기동훈련 재개 방침도 공식화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코로나19 시국이지만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고 핵실험 준비도 끝났다.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기간 중 도발 가능성에 대해 김 의원은 “징후를 포착했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핵실험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또 국정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고,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5월 말, 6월 초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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