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추도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및 야권 지도부뿐 아니라 정부와 여권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야권과 통합을 화두로 보수진영의 지지 기반을 중도까지 확장하려는 여권이 총출동했다는 관측이다.
‘나는 깨어있는 강물이다’라는 주제로 엄수된 이날 추도식에는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참배객까지 포함하면 이날 1만8000여 명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5년 만에 추도식을 찾은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약속을 지켜 감회가 깊었다. 그리운 세월이었다”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2017년 추도식에 참석한 뒤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다시 찾아뵙겠다”고 했었다. 이날 추도식장 가장 앞줄에 앉은 문 대통령은 추도식 행사 도중 참석자들의 연호에 일어나 손을 흔들며 인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자랑스러운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끝까지 함께 합시다’ 등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현수막도 곳곳에 걸려 있었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윤호중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해찬 이낙연 전 대표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야권 원로도 자리했다.
이 위원장은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께 드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했다. 3·9대선 패배로 4기 민주 정부 출범을 다짐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위원장은 추도식에 앞서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문 전 대통령과 사저에서 오찬을 갖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추도식을 계기로 지지층 결집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했다.
여권인 국민의힘에서도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정미경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추도식에 총집결했다. 지난해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2년 전에는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가 추도식에 참석한 바 있지만 올해처럼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건 이례적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중도 진영을 겨냥한 ‘통합’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권 여사와 비공개로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여야) 협치도, 노 전 대통령을 모시는 데 있어서도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정부에서는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표로 봉하마을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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