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로 초청해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했다. 의장단의 임기가 29일 끝나는 만큼 국회 전반기를 이끌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인 동시에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 처리에 협조해준 것에 대한 답례 성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사 5층 집무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진석·김상희 국회부의장, 이춘석 국회 사무총장과 접견했다. 이 자리에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최영범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배석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박 의장은 한 총리 인준에 대해 “새 정부의 첫 총리인만큼 신중하게 했다. 이제는 여권이 화답할 때”라며 “여야 협치를 존중해 주시면 좋겠다”는 뜻을 윤 대통령에게 전했다. 또 대북 정책과 관련해 “평화를 지키면서 평화를 만드는 과정도 함께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윤 대통령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오신 걸 보면서 국민들께서 이제 5·18 기념식과 관련해 여야 갈등이 없겠구나 생각했을 것”이라고 윤 대통령의 국민통합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건 (윤 대통령과 관련한) 젠더 갈등”이라며 “대선 국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불필요한 갈등이 있었는데, 선거 때와 대선 이후는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제가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최근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는데 그 중 여성이 있었다”라며 “그 후보자의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거라고 했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의장단은 윤 대통령의 소개로 비서관들이 모여있는 대통령실 청사 6층을 둘러봤다. 각 비서관실 사이 칸막이가 없이 캐비넷으로 공간을 구분해 놓은 것을 보고 신문기자 출신인 박 의장은 “마치 신문사 편집국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의장단은 접견 후 청사 경내에 있는 국방부 컨벤션센터에서 만찬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만찬장으로 가는 길에 출근길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장소를 통과하게 되자 “여기서 아침마다 기자들을 만난다. 조금이라도 늦게 오면 지각한다고 할까봐 늦게 올 수가 없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출근할 때마다 오늘은 기자들이 무슨 질문을 할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박 의장이 “예상 밖의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그냥 지나간다”고 말해 모두가 크게 웃은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