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를 7일 앞두고 박 비대위원장의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용퇴론’을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이 확전될 조짐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대선에서 졌는데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도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도 반복되고,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정치도 심각하고 달라진 것이 없다”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586의 남은 역할은 2030 청년들이 이런 이슈를 해결하고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밝힌 ‘86 용퇴론’을 회의 모두발언에서 재차 거론한 것.
이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마자 회의실 안에서는 ‘86 중진’들의 고성이 여러차례 터져나왔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박 위원장은) 지도부로 자격이 없다”고 말하며 책상을 치고 회의장 밖으로 나갔고 박 원내대표도 불쾌감을 표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윤 위원장은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586 용퇴론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강조하며 “지금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온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호소문 발표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비판이 있는데, 기자회견 전 윤 위원장께 같이 하자고 했고, 김민석 총괄선대본부장에게 취지와 내용을 전했다. 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했던 건지, 어느 당 대표가 자신의 기자회견문을 당내 합의를 거쳐 작성하는지 모르겠다”고 공개 반발했다. 그러면서 “어떤 난관에도 당 쇄신과 정치개혁을 위해 흔들림없이 가겠다”고 적었다.
민주당 비대위원들도 박 위원장의 ‘돌출 행동’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한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위원장이란 직함 때문에 ‘마이크’를 쥔 것일 뿐인데 개인 돌출 행위를 했다”며 “선거 코앞인데 86용퇴론을 다시 언급한 것에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비대위 소속 의원도 “본인만 빼고 나머지를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가는 상황에 비대위 모두 괴리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지방선거 패배 이후 불거질 지도부 책임론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박 위원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재선인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미안한 건 미안하다,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각오, 국민 여러분께 민주당의 반성과 사과와 혁신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지를 표했다. 이동윤 민주당보좌진협의회장도 사견을 전제로 “사과할 건 늦지 않게 사과하고, 바로잡을 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박 위원장을 옹호했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의 내분에 대해 “이중플레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박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자 윤 위원장이 개인 차원의 발언이라고 번복했다”며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사과할 일이 없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토사구팽 정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말로만 혁신하겠다면서 정작 내부의 문제제기마저 틀어막는 이중적 작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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