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자신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당 내부의 비판에 대해 “사과라고 하는 것은 받는 사람이 됐다고 할 때까지 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사과로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국민께서는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의 모습에 실망했다”며 “사과와 쇄신, 논란이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당의 지지율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여러 지역을 다니다 보면 ‘왜 민주당은 180석을 줬는데 왜 아무것도 안 했느냐’ 말하는 분들도 있어 호소 기자회견을 해야겠다 생각했다”며 “민주당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지지층 결집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읍소 전략’이 지지층 결집에 효과가 있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
박 위원장은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내 86그룹이 강하게 반발한 ‘86 용퇴론’에 대해서도 주장을 이어갔다. 박 위원장은 “586세대가 민주화 운동을 통해 민주주의 성과를 이룬 것을 존경하지만 모두가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 변화를 만들어내고 달라진 민주당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시대와 발맞춰 나는 것이 어려운 분들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장은 “당장 다 은퇴해라 이런 그림을 생각한 것은 전혀 아니라”며 “자극적인 포인트로 삼지 말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윤 위원장 등과 고성이 오간 것과 관련해선 “당의 모습을 두고 자중지란이다 얘기하곤 하는데 그보다는 새로이 태어나기 위한 과정의 진통으로 생각해달라”며 “윤 위원장과도 협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86 용퇴론’을 두고 당내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국민이 촛불을 들어 만들어 준 정권을 5년 만에 검찰 정권에 넘겨 준 민주당이 국민 앞에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아직도 부족하다”며 “국민들이 민주당에 조금이라도 기대감을 갖게 하려면 더 겸손하게 머리 숙이고 더 단합하고 더 분발해야 한다”고 박 위원장을 옹호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민주당 내부 문제가 선거에 그렇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박 위원장의 메시지에 공감하지만 6·1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시기상 맞지 않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박 위원장 사과) 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평소 얘기하던 것들과 궤를 같이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 대부분 공감한다”면서도 “그런데 TPO(시간·장소·상황)가 맞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아무리 맞는 소리라도 선거를 며칠 앞두고 파열음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여당 쪽에서는 그 틈을 파고들고 분열을 꾀하고 그런 빌미를 주고, 우리 당 지지층은 또 박 위원장을 공격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내분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쇄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내용을 따지고 보면 위선적이고 뒷북”이라며 “586 용퇴 이야기했으면 광역단체장 후보, 지방선거 후보에서 586 모두 못나가게 했어야, 그때 싸움을 걸었어야 진정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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