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2]
수도권 서부 개발 앞세워 발표… 당 내부 “대선때 폐기한 공약” 반발
이재명 “해저터널 연결땐 KTX로 제주” 野 제주지사 후보-의원들도 발칵
이준석 “제주도 결딴낼 공약” 비판… 민주당 내부 엇박자엔 “콩가루 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공동으로 내놓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6·1지방선거 막바지 정책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내에서도 “지난 대선 때 폐기한 공약을 굳이 재점화한다”며 내부 반발이 표출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제주도를 결딴낼 수 있는 공약”이라며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 野 “당내 조율 없이 공약 발표” 난색
앞서 이 위원장과 송 후보는 27일 김포공항을 이전한 자리에 20만 채 이상 주택을 공급하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을 구축하는 내용의 ‘김포공항 이전·수도권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를 공동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계양구를 비롯한 수도권 서부 일대는 김포공항 고도 제한으로 재산권 피해를 입었다”며 “해법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송 후보도 “청주공항이 (서울에서) 고속철도(KTX)로 1시간대 거리로 연결되기 때문에 강남 사람은 청주국제공항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동쪽은 (강원) 원주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제주도는 KTX로 해저터널을 연결하게 되면 비행기를 타고 갈 필요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3·9대선에서 이 위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와 제주지역 의원들은 즉각 난색을 표했다. 제주 선거 판세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김포공항 이전은 제주 관광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후보는 “이번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대선 과정에서 송 후보가 주장했지만 당시 논의 과정에서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당 공약에 넣지 않기로 한 사안”이라며 “이재명 캠프나 송영길 캠프가 자기 선거구에 대한 정책 발표는 할 수 있다고 보지만 당 정책으로 채택되려면 절차적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중앙당 공약이 아니고 지역에 출마하고 있는 후보들의 공약”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주시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생각”이라며 선거 결과에 따라 김포공항 이전을 밀어붙일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위원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포공항이 인천공항으로 이전, 통합하면 영종경제자유구역은 ‘공항경제권’ 규모를 훨씬 더 키울 수 있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 국민의힘 “민주당 콩가루 됐다는 증거”
국민의힘은 김포공항 이전 논란이 수도권 표심은 물론이고 이번 지방선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판 키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김포공항이 없다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건설 계획 중인 (부산의) 가덕도신공항, 제주 제2공항도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28일 인천 유세를 벌이던 이준석 대표는 예정에 없던 제주행을 택하고 제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제주도를 결딴낼 수 있는 공약을 내고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오만이 깃든 공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도 민주당 내부의 엇박자를 겨냥해 “하나의 선거에서 지역별 이해관계에 따라 서너 가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표를 구하는 것이 바로 갈라치기고 당이 콩가루가 됐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서울 내 경합지인 광진·동대문·마포·양천구 등을 돌며 “제주도 관광산업도 악영향을 받겠지만 서울 시민 전체도 여행 한번 가려면 굉장히 멀리 가야 한다”며 송 후보를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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