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文 사저 시위 민주주의 아냐…‘증오연설’ 규제 입법 서둘러야”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5월 30일 10시 39분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 모습. 2022.5.10/뉴스1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 모습. 2022.5.10/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열리는 시위를 향해 “끔찍한 욕설과 저주와 협박을 쏟아내는 것은 우리가 지향한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 48가구가 살던 시골 마을이 오랜 평온을 잃고 최악의 소요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차마 옮길 수 없는 욕설녹음을 확성기로 온종일 틀어댄다. 섬뜩한 내용의 현수막이 시야를 가린다. 험악한 인상의 사람들이 길목에 어슬렁거린다”며 “이런 일을 처음 겪으시는 마을 어르신들은 두려움과 불면으로 병원에 다니신다. 주민들의 고통에 전직 대통령 내외분은 더욱 고통스럽고 죄송스럽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민주화의 결실이다. 그러나 주민의 일상을 파괴하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벗어난다”며 “이 지경이 됐는데도 정부와 지자체, 특히 경찰은 소음측정이나 하고 있다. 업무태만을 넘어 묵인이 아닌지 의심받아도 할 말이 마땅찮게 됐다. 주민의 평온한 일상이 깨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국회를 향해서도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약하지 않되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입법을 강구하기 바란다”며 “민주주의 성숙을 위해 증오연설(헤이트 스피치) 규제입법을 서두를 것도 국회에 주문한다. 일본에서도 일부 지방은 재일한국인에 대한 증요연설을 규제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지난 10일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로 귀향하며 보수단체를 비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등 7,8개 단체가 연일 집회와 시위를 하고 있다. 평산마을 일부 주민들은 집회와 시위로 인한 스피커, 확성기 소음으로 불면증과 스트레스, 식욕 부진 등을 겪으며 병원 치료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 양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하다”고 밝혔으며 딸 문다혜 씨도 “이게 과연 집회인가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매일같이 시위를 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