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쏘아올린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6·1지방선거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 김포공항이 제주 부산 울산 여수 등 전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만큼 전국적 이슈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 이재명 “철부지 악당 생떼선동”
이 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김포 대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제주관광 악영향이라니 대체 무슨 해괴한 말이냐”며 “철부지 악당의 생떼선동에 넘어가실 국민들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 위원장 측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김포공항 이전 실현되면 인천 집값이 폭락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논평을 내고 “저급한 선동질, 말장난으로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송 후보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이 이전하면 인근 부지까지 1200만 평의 새로운 강남이 들어선다. 첨단산업을 유치해 새로운 산업의 중심지, 제2의 판교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과 송 후보가 연일 김포공항 이전 카드를 던지는 데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선 “3·9대선을 앞두고 이미 당에서 폐기했던 공약을 왜 또 꺼내냐”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인천과 서울에서만 선거를 치를 것도 아닌데 다른 지역 선거에 미칠 악영향은 조금도 고려를 안 한 듯하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 출신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슬롯(시간당 최대 이착륙 횟수)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은 없다”며 “(대선 이후) 몇 달 사이에 그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 논란이 확산될 조짐에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중앙당 공약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정책 제안을 한 것”이라며 재차 선을 그었다.
● 與 “민주당 허언증 점입가경”
국민의힘은 김포공항 이전 논란이 지방선거 막바지 표심을 가를 이슈라고 보고 당 차원의 총력전에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민주당의 허언증 선거운동이 점입가경”이라며 “이 위원장이 여객기 수직 이착륙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이를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김포공항 이전이라는 중요 공약을 ‘당에 대한 지역의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유권자를 협박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내부 엇박자를 겨냥한 ‘갈라치기’ 전술도 동원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위원장은 김포공항을 없앤다고 하는데, 동탄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는 김포공항 직행버스를 신설하겠다고 한다”며 “돌출행동을 하는 후보 하나 때문에 민주당 후보 여럿이 골치 아플 것”이라고 적었다.
주요 후보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날 관악구 유세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자신을 ‘철부지 악당’이라고 비판한 이 위원장을 ‘대장동 악당’이라 부르며 “대통령이 될 뻔했던 대장동 악당 후보, 그리고 그 후보를 구하기 위해 갑자기 서울로 출마한 급조된 후보 송영길 콤비를 이번 선거에서 겸손한 사람들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도 페이스북에 “지난해 540만 명 이상이 김포~부산 노선을 이용했다”며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부산도 직격탄을 맞는다”고 전선을 부산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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