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 것이 여야의 공통된 분석이다. 하지만 여야는 투표 하루 전인 31일까지 서울 공략에 공을 들였다. 2년 뒤 총선까지 생각한다면 25개 구청장 선거의 중요성도 서울시장 선거 못지않기 때문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서초구를 제외하고 24곳을 석권하며 사실상 서울을 ‘싹쓸이’했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절반 이상을 탈환하며 권력지형이 뒤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여당 프리미엄’ 국민의힘, 3분의 2로 목표 상향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와 현역 시장인 오 후보의 시너지를 강조하며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설욕전에 나섰다. 오 후보는 이날 유세 곳곳에서 “10년 전 제가 서울시장이었을 때 이명박 대통령, 서울시장, 25개 자치구청장, 시의원까지 압도적으로 당선되며 서울시가 엄청난 속도로 바뀌었다”라며 “이번에도 서울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이 한꺼번에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서 3분의 2 이상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공식 선거운동 초반엔 9개 구에서 열세라고 판단했지만 선거 막바지 상승세를 탔다는 판단으로 현재 관악, 성동, 중랑구 등 세 곳만을 열세 지역으로 분류한 상태다. 오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12곳 우세, 10곳 경합으로 본다. 민주당 텃밭으로 꼽혔던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 등에서도 많이 따라잡은 상태다. 총 17곳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쟁점화되면서 득표율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와대 개방 효과도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3·9대선에서도 두 자릿수 차이의 승리를 내다봤다가 신승을 거뒀던 만큼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연 마지막 유세에서 “기고만장한 모습이 나오면 민주당의 조직력과 가장된 절박함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낼 수도 있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 ‘현역 프리미엄’ 민주, “절반 사수도 어려워”
민주당은 대부분의 자치구에 현역 구청장이 있는 만큼 ‘현역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해 수성전에 돌입했다. 3선 연임 제한 등으로 현직 구청장이 출마하지 못한 9곳을 제외하면 15명의 현역 구청장이 재출마했지만 “절반 사수도 쉽지 않다”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지방선거 특성상 시장, 구청장, 시의원 등을 같은 당 후보로 찍는 ‘줄투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김민석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구청장 판세에 대해 “3분의 1 이상에서 절반까지 (이길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선거운동 초반엔 최대 15곳까지 승리할 것이라고 점쳤던 민주당은 계속해서 목표치를 내려잡게 되자 이제는 ‘견제와 균형’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송 후보는 이날 성동구 왕십리역 유세에서 “계란도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 된다는 서양 속담처럼, 대통령 윤석열에 서울시장 송영길 뽑고 성동구청장 정원오를 뽑아서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평가가 외신에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서울 구청장 선거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의 전체적인 승패를 가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접전지인 도봉, 강북, 성북, 중랑구를 연달아 찾았고, 송 후보가 마지막 유세 지역으로 택한 용산구에는 박지현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도 총집결하며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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