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조용한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하루 동안 예정된 공식·비공식 업무 일정도 없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선거 개입 논란을 우려해 대통령이나 참모들은 선거 관련 언행에 매우 신중한 모습이지만 이번 선거가 취임 22일 만에 진행되는 첫 전국단위 선거인 만큼 향후 국정운영 동력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각 정당의 지방조직이 총선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지역 일꾼을 뽑는 이번 선거는 새 정부에게도 중요한 이벤트다. 민심이 ‘여소야대’ 정국을 헤쳐나갈 날카로운 도구가 될 것이고 이는 2년 뒤 총선과도 연계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안팎의 분위기는 나쁘진 않다. 대선 연장전 성격을 띠었던 이번 지선이 대선 결과과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어서다. 여권 관계자는 “그냥 이기느냐, 크게 이기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윤 대통령은 선거와 관련된 메시지는 일절 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전날(5월31일)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대해서도 “선거를 염두에 뒀다면 (여당에) 더 어려운 지역에 갔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굳이 선거를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될 만큼 판세가 여당에 유리하다는 말로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대정부 메시지가 최근 부쩍 강해진 것이 지선을 염두에 둔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액션을 취하지는 않는 대신 정부에 대한 여당의 ‘그립’을 보여줌으로써 간접적으로 국정안정론 민심의 불씨를 댕겼다는 해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새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을 강하게 비판해 윤 행장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냈다. 전날에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특별감찰관제에 대한 대통령실 내부 혼선을 비판하며 “분발하시라”고 하자 대통령실은 “지적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확정적인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메시지도 내지 않을 전망이다.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에는 역대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투표 결과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유념해 국정운영에 매진하겠다”거나 “야당과의 협치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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