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개표 접전 ‘대선 닮은꼴’…김은혜-김동연측 “끝까지 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일 01시 18분



6·1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경기도지사 선거는 실제로 개표 내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접전 양상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는 2일 0시 30분까지 2.5%포인트 내의 경합을 벌였다. 개표 초반 김은혜 후보가 5%포인트 이상 앞서갔으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격차는 좁혀졌다.

두 후보는 이날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도 김동연 후보가 48.8%, 김은혜 후보가 49.4%를 기록해 격차는 0.6%포인트에 불과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대리전이자 ‘대선 2라운드’로 불렸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3·9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개표 막바지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접전이 재연된 것. 양 캠프 모두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0.6%포인트 격차’ 출구조사에 與 환호·野 침묵

이날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 측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은혜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은혜!”라고 연이어 외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 경기도에서 윤 대통령이 5%포인트 뒤져 가장 요충지이자 격전지인 경기도에 당력을 집중시켰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동연 캠프는 근소하게 뒤처진 출구조사 결과에 짧은 탄식과 함께 정적이 흘렀다. 이날 김동연 캠프 선거사무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는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인 정성호 의원과 상임선대위원장인 조정식 안민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을 포함해 100여 명의 관계자들이 모여 출구조사를 함께 지켜봤다. 김동연 캠프 측 관계자는 “출구조사만으로 결과를 속단하기 이르다”며 막판 추격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여야 모두 경기도지사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운 건 경기도의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이번 선거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인천시장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국민의힘은 “경기까지 승리해 수도권 석권이라는 확실한 쐐기를 박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어려운 선거 상황에서 의미 있는 선전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국 분수령된 경기도지사 선거

이번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여야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가용한 모든 자원을 다 쏟아 부었다. 인구 1364만 명으로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의 수성 또는 탈환 여부가 윤석열 정부 초기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될 수 있기 때문. 정치권 관계자는 “김동연 후보가 당선되면 정권 견제론에, 김은혜 후보가 당선되면 정권 안정론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경기도만은 내줄 수 없다’는 절박감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했다.

선거 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인 두 후보 간 신경전은 선거 막판까지 이어졌다. 김동연 후보는 34년간의 공직 생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말꾼 대신 일꾼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김은혜 후보는 윤석열 정부와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선거 막판에는 김은혜 후보의 재산 축소 논란과 김동연 후보의 측근 업체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상호 고발전으로 이어졌다.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두 후보의 정치적 명운도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혜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4년 만에 국민의힘이 경기도지사직을 탈환하는 동시에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31년 만에 첫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이 탄생하게 된다. 반대로 김동연 후보가 승리한다면 참패를 겪은 민주당의 차기 리더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앞으로 펼쳐질 당 쇄신 논의에서 김동연 후보가 상당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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