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6·1 지방선거에서 전국 226개 기초자지단체장 가운데 국민의힘에 145곳을 내주며 63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직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151곳,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이 53곳에서 승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참패’다.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까지 포함하면 전국 단위 선거 3연패다. 2017년 대선 승리에 이어 2020년 총선에서 180석 ‘슈퍼여당’으로 거듭나며 한 때 ‘20년 집권론’까지 외쳤던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및 부동산 정책 실패 등에 대한 반성 없이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하다 중앙권력에 이어 풀뿌리 지방권력도 내놓게 됐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특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의 기존 ‘텃밭’을 상당 부분 뺏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3·9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을 이겼던 강서, 구로, 서대문 등 전통적 텃밭을 두 달만에 고스란히 내줬다. 민주당은 또 2010년 이후 12년간 내리 3연승을 거두며 장기집권했던 20개 구(區) 가운데 종로 용산 광진 동대문 도봉 서대문 마포 양천 강서 구로 영등포 동작 강동 등 13곳을 이번에 국민의힘에게 뺏겼다. 그 결과 4년 전 ‘24 대 1’로 민주당이 싹쓸이했던 25개 서울 구청장 지형은 국민의힘 17 대 민주당 8로 재편됐다.
경기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8913표 간발의 차이로 꺾는 ‘신승’을 거뒀지만 역시 민주당 이탈표가 적지 않다. 3·9 대선에서 이 위원장은 경기 31개시군 중 23곳에서 승리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 당선자는 14개 시군에서 승리했다. 이 같은 흐름은 경기 기초단체장 선거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민주당이 9곳 승리한데 비해 국민의힘이 22곳에서 승리했다.
광주 투표율이 역대 최저이자,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점도 ‘텃밭 민심’의 매서운 회초리라는 지적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책임지지 않고 남탓으로 돌리는 것, 그것이 아마도 국민들께 가장 질리는 정치행태일 것이다. 민주당은 그 짓을 계속했다”고 비판했다.
거센 비판 속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등 비대위는 이날 오전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선언했다. 대선 패배 후 3개월 만에 또 다시 찾아온 리더십 공백 속 이날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은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홍영표), “이재명 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가 이번 참패에서 가장 책임이 크다”(윤영찬) 등 공개 비판을 이어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