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권력 지형이 국민의힘 위주로 재편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운영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오 시장은 2일 오전 8시 50분경 서울시청 로비에서 “이제 다시 서울시의 역사가 시작된다”며 “‘약자와의 동행 특별시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9시 40분경에는 기자실을 방문해 “제일 먼저 풀어야 할 사업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10년 간의 시정이 어디가 어떻게 막혀있는지 파악한 상태라 지난해보다 마음이 무겁다”며 “심사숙고해서 우선순위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시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조인동 서울시행정1부시장에게 부재중 업무보고를 받고, 복지정책실과 주택정책실 등 주요 공약과 관련된 부서의 실무진과 오찬을 가졌다.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이 112석 중 76석으로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공약을 추진하는데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 시장은 6·1 지방선거에서 안심소득, 고품질 임대주택, 교육 서비스 ‘서울런’, 공공병원 확충 등 취약계층 지원과 ‘신속통합기획’ 확대 등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공약을 내놨다. 민간보조·위탁사업 예산을 삭감하는 ‘서울시 바로 세우기’ 사업도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 시장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와 갈등을 빚어 왔다. 안심소득 사업 예산이 74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절반 가량 깎이는 등 공약 사업 예산이 줄줄이 삭감됐다. 시의회 관계자는 “이제 집행부와 의회 당적이 같아졌기 때문에 시의회가 ‘발목 잡기’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통방송(TBS) 개편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TBS의 핵심 콘텐츠를 기존 교통에서 교육으로 전환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해소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다만 TBS 노조가 이를 ‘방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박원순 전 시장이 만든 서울 브랜드 ‘아이 서울 유(I SEOUL U)’도 조례 개정을 통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취약계층 지원 등 공약으로 내세웠던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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