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신규당원에도 투표권” 친문 “기존대로”…전대 룰 신경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6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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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형 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6.3 사진공동취재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형 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6.3 사진공동취재단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붙은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진영 간 갈등이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3·9 대선 이후 가입한 신규 당원에 대한 투표권 인정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신규 당원 대다수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등 이재명 의원 지지층이다 보니 친명 진영에선 “신규 당원들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친문 진영은 “기존 룰을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 신규당원 투표권 인정 여부 놓고 충돌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선거권 행사 6개월 전 입당’과 ‘12개월 내 6회 이상 당비 납부’라는 조건을 채워야 권리당원으로서 당 내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3·9대선 이후 민주당에 가입한 약 20만 명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친명계 인사들이 6일 신규 당원 투표권 확대를 잇달아 주장하고 나선 배경이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미 국민의힘은 지난해 6개월 (규정을) 폐지하고 3개월 당비 납부한 사람에게 투표권을 줬다”며 “지금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못한 고루한 당이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당규를 개정해 가입기간이 짧은 신규 당원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민주당이 관련 규정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계파 기득권” 때문이라고 했다.

친명 진영에선 ‘대의원 40%, 권리당원 45%,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치러지는 전당대회 선거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선 때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전당대회 룰은 국민의힘이 훨씬 민주적”이라며 “컷오프나 본선에서 국민의 여론을 잘 반영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1만5000명에 못 미치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80만 명에 육박하는 권리당원에 비해 과다 대표된다는 취지다.

반면 친문 진영은 기존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지금 당도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룰을 바꾼다면 또 당에 굉장히 많은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때도 (룰을) 그렇게 만든 이유들이 있다, 1, 2년 해온 것도 아닌데 존중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규 당원 투표권 부여나 권리당원 투표 비중 확대 모두 친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친문 진영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당장 당규를 바꾸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 첫 공개행보 나선 李, 현안엔 침묵

이 의원은 현충일을 맞아 인천 계양구 황어장터 3·1만세운동기념탑을 참배하며 인천 계양을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 이후 첫 공개 행보에 나섰지만 이날도 침묵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당 내에서 불거진 ‘이재명 책임론’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당 관계자들과 참배를 마친 뒤 향후 의정활동 계획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의원이 선거 당사자이자 사령탑 역할을 한 만큼 입장 표명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앞으로의 행보를 두고 가까운 의원들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르면 7일 국회로 첫 출근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형 겸 원내대표는 6일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와 원외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잇달아 열어 비대위 구성 및 당 쇄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민주당은 7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날 안 의원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강 전 장관은 “와전된 오보다. 제 (기존) 활동에 지장이 있을까 염려된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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