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美선 법조인 폭넓게 진출”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선진국, 특히 미국 같은 나라를 보면 거번먼트 어토니(government attorney·정부 법률대리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 그게 법치국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정부 요직에 검사 출신을 잇달아 임명한 것을 두고 비판이 고조되자 미국의 예를 들어 반박한 것이다.
미국에서 ‘거번먼트 어토니’는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연방 정부나 주 정부, 시 등에 속해 각종 법무 업무를 대리하는 이들을 통칭한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 가운데 주로 연방 검찰과 주 검찰 등에서 활동하는 검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연방검사나 주검사 출신 관료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검사 출신 장관급 이상 관료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등이 있다. 하비어 베세라 보건부 장관은 변호사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냈다.
다만 한국과 미국의 검찰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연방검사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고, 지방검사장은 대부분 선거로 뽑힌다. 이 때문에 연방검사장이나 지방검사장이 정계 입문의 발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검사로 활동한 뒤 대부분 의회에 진출하거나 주지사 등을 거쳐 내각에 발탁된다. 즉, 정치인 자질이나 행정 능력을 검증 받는 과정이 있다. 한국에서 검사로 활동하다가 바로 다른 정부 기관에 발탁되는 것과는 다르다. 해리스 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거쳐 상원의원으로 활동한 뒤 부통령으로 임명됐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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