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정상화와 체계·자구심사 권한 제한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지난 2년간 도깨비방망이 휘두르듯 법사위원장 권한을 행사하더니 인제 와서 법사위원장 권한 축소를 주장한다”고 비판하며 빠르게 원 구성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원내대책회의에서 “21대 전반기처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자니 민심 이반이 두렵고, 돌려주자니 원죄가 있어 빈껍데기만 주겠다는 것이다. 이런 후안무치가 어디 있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여야 합의를 파기하며 원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벌써 12일째 국회 공백 상태”라며 “지난 수요일(8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상을 시도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고 공식 언급은 안 했지만 한 마디로 말장난”이라며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다는 여야 합의를 무효화했다. 곧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줄 수 없다는 말이다. 할 수 있다면 민주당이 차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제 와서 법사위원장 권한 축소 주장은 또 어떤가. 민주당은 지난 2년간 도깨비 방망이 휘두르듯 법사위원장 권한을 행사했다”며 “21대 전반기처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자니 민심 위반이 두렵고 돌려주자니 원죄가 있어서 빈 껍데기만 주겠다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 공백이 장기화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국회는 북한 핵실험이 임박했는데도 정보위원회, 국방위원회 소집을 못 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 차질이 현실화됐는데도 국토교통위원회를 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세청장은 물론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국세청장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얼마나 더 많은 민생 현안을 발목 잡으려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본다. 쇄신과 혁신의 온갖 거창한 구호를 내걸어도 속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로 혁신의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에 앞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민주당이 지난해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비판 여론이 비등했고, 대선을 앞두고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자진해서 준다고 했던 것”이라며 지난해 여야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의장을 먼저 선출한 후 법사위원장 배분을 논의하자는 주장에는 “시간차로 독차지하려는 의도”라며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전에 법사위원장을 주겠다는 것을 공언하면 의장단 선출을 먼저 해도 좋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상임위원회 간사단 명단을 발표하며 민주당에 원 구성 협조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민주당은 전날 국회의장단 선출과 법사위원장 배분을 포함한 상임위 구성 문제를 연계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장을 선출한 뒤 국회법에 따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장관 등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이와 별개로 상임위 협상을 이어가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또 법사위의 월권적 기능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의 제한도 재차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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