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국민의힘 의원실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문이 보내졌다. 이철규 이용호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모임 ‘민들레’(가칭) 가입과 출범식 참석을 요청한 것이다.
민들레는 ‘민심 들어 볼래(레)’의 약자로, 널리 퍼지는 민들레 씨앗처럼 곳곳에서 민심을 파악해보겠다는 의미다.
두 의원이 공문을 통해 밝힌 모임의 취지는 크게 3가지다.
우선 국정 현안에 대한 정책‧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원 간 친목과 유대의식을 강화해 당의 화합과 결속을 도모하겠다고 설명했고, 국가 의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현안에 대한 민심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건강하고 발전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민들레 모임이 추진되자 당내에서는 계파정치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0일 모임과 관련해 “공식적인 당정협의체가 있는데 별도로 운영되는 것처럼 비쳤다”며 “국민께 오해받을 수 있는 의원들의 모임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민들레 모임은 매주 1회 조찬 모임 형태로 진행되며 정부 인사 등을 초청해 국정 현안 등을 공유하고 정부와 대통령실에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자칫 잘못하면 계파 얘기가 나올 수 있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가 된다고 본다”며 “자칫하면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공부 이상의 의도가 있는 모임이라면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다”고 말했다.
그는 “확인해보니까 순수한 공부 모임인데 단순한 공부 모임 이상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은 자제하는 것이 맞다”며 “자칫 잘못하면 오해받을 수 있으니까 15일에 발족을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민들레 모임은 정회원을 두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형태로 진행되지만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인 3선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재선 김정재 이용호 이철규 의원, 초선 박수영 배현진 의원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윤(친윤석열)계가 세력화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저는 우리당 소속 의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순수 아침 개방형 의원모임에 한 명의 멤버로 참여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의원 모임의 취지는 정치 현안이나 정책 사안에 대해 의원들이 소통하고 토론해서 민심을 받드는 아침 모임으로 알고 있다”며 “친윤 세력화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대표까지 직접 지적하고 나서면서 모임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9일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한 뒤 “이미 공식적인 경로로 당‧정‧대 협의체가 가동되는 상황에서 사조직을 따로 구성할 상황이 아니다”며 “세 과시하듯이 총리, 장관 등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얘기하는 것은 정부에 대해서도 부당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국민들께서 좋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는 모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유와 창의를 강조하고 무엇보다도 책임을 지는 정치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철학에 맞게 각자가 행동하면 될 것이지 굳이 그것을 무리지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도 단순 친목 모임이라고 선포하고, 정부 측 관계자를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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