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수박’ 쓰면 가만 안둘 것…계파적 분열 언어 금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2일 1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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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수박 맛있네요” 사진에 김남국 “조롱하나” 정면 충돌
주말 새 당 내 ‘수박논쟁’ 격화에 우상호 “인신공격·흑색선전·계파적 분열의 언어 금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수박’이란 단어를 못 쓰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적 분열의 언어는 엄격히 금지시키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이 ‘겉은 푸르면서 속은 빨갛다’며 이낙연 전 대표 측을 비롯한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우 위원장은 “수박이 뭔가,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한나라당이란 것이지 않나. 같은 당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며 “심지어 우리 당 대표를 하신 분들에게 수박이라 하시는 분이 계신데 자기분열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격적 언어들을 쓰면 안된다. 다 소중한 당 구성원들이다”라며 “수박 단어를 쓰시는 분들은 가만 안둘 것”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당의 위기 요인 중 하나로 ‘분열’을 꼽으며 비대위의 주요 극복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간 갈등과 감정적 골을 지방선거에서 온전히 극복하지 못했다”며 “선거에서 진 정당이 겸허한 평가의 접근이 아니라 서로 남 탓하고 상대 계파 책임만 강조하는 방식으로 가선 국민의 신뢰 회복할 수 없다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주요한 인사들과 주요 당직자, 특히 국회의원 신분을 갖고계신 분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각별한 절제의 언어를 사용해주실 것을 부탁한다”며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들을 쓰기 시작하면 비대위가 정리하기 어렵다. (저는) 야당 원내대표 할 때도 쓸 데 없는 발언하는 의원들에 대해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조심들 하셔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이 10일 비대위 공식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수박’ 용어를 꺼내든 건 주말 새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의원들이 정면 충돌했기 때문이다. 발단은 ‘정세균계’인 이원욱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 정말 맛있네요”라는 사진을 올리면서다. ‘처럼회’ 소속이자 이재명 의원 최측근인 김남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수박 사진을 공유하며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지자들에 대한 조롱이라는 것.

그러자 이원욱 의원은 11일 다시 페이스북에 “정치 훌리건들을 등에 업고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먼저 돌아보라”며 “이재명 의원 강성지지자들께서 제게 수박이라 하시니 필요하면 한여름에 국민이 원하는 시원한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처럼회’ 왜 해산 안하시나. 해산을 권유드린다. 계파청산이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여기에 김 의원은 12일 “지금까지 계파정치로 천수를 누렸던 분들이 느닷없이 계파 해체를 선언하고, 영구처럼 ‘계파 없다’ 이러면 잘못된 계파정치 문화가 사라지는 거냐”고 재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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