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전날 북한의 재래식 방사포 발사에도 영화 관람을 한 것에 대해 “어제 방사포는 미사일에 준하는 것이라고 보진 않아서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제 북한이 방사포를 발사했는데 밤늦게 알려졌다. 영화 관람 일정을 소화한 것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는 지적에 “의구심까지 가질 건 없다”라며 “방사포가 미사일에 준하는 거면 거기에 따라 조치하고, 어제 방사포는 미사일에 준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에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은 12일 오전 서해상으로 방사포 5발을 발사했다. 이 발사체는 한미가 단거리탄도미사일로 분류하는 초대형 방사포보다 비행 거리가 짧은 재래식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의 방사포 발사 소식은 이날 뒤늦게 언론에 공지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밤 9시경 “이날 오전 8시7분부터 11시3분경까지 북한 방사포로 추정되는 수개의 항적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도 이날 오전 김태효 1차장 주재로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점검회의 소집 사실을 10시간 가량이 지난 오후 11시 이후에 공개했다.
이에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가 북한의 도발 속에서 영화 관람 일정을 소화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브로커’를 관람하고, 용산 청사 앞 잔디 마당에서 박찬욱 감독, 배우 송강호와 정우성 등 영화계 관계자들과 만찬을 가졌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비대위 회의에서 “북한 방사포 발사와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 등 남북의 강대강 대립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국면에서 보여준 영화관람은 국민의 안보 불안을 잠재우기에 부족한 모습”이라며 “매우 실망스러운 행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에 대한 윤석열 정권의 대응 방식이 아마추어리즘에 빠진 모습 같아 대단히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수도권에 가장 위협적인 것이 북한 방사포”라며 “정부는 북한의 방사포 도발 사실을 바로 공개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고를 받았다는 윤 대통령은 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먹는 등 데이트나 즐겼다고 한다. 군 통수권자보다 국민이 안보를 더 걱정해야 하는 이 상황이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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